‘채 상병 특검’ 정국 속 찾아온 해병대 창설일…사령관 “거친 파도 이겨내자”

양지호 기자 2024. 4. 1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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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서면 축전으로 해병대 격려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한 특검법을 다음 달 국회에서 강행 처리할 방침인 가운데 해병대는 15일 창설 75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15일 경기도 화성시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해병대 창설 75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는 이날 오전 경기도 화성의 해병대사령부에서 해병대 현역 장병과 예비역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계환 사령관 주관으로 창설 행사를 열었다. 채 상병 사건 당시 지휘관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수사와 관련해 항명죄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면 축전에서 해병대 장병을 격려하고 “앞으로도 김계환 사령관을 중심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뒷받침하는 국가전략기동부대로 발전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사령관은 기념사에서 “여러분의 가슴에 새긴 빨간 명찰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랑이고 영광”이라며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는 구절처럼 ‘다시 한번 해병대’를 향해 거친 파도를 이겨내고 힘찬 정진을 함께 해나자”고 독려했다.

김 사령관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다. 현재 채상병 사망 사건은 경북경찰청이, 수사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지만 모두 지지부진한 상태다.

김 사령관은 지난 11일에는 해병대 내부망에 지휘서신을 올려 채상병 사건을 거론하며 “요즘은 하늘조차 올려다보기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어서 하루하루 숨쉬기에도 벅차기만 하다”며 “말하지 못할 고뇌가 가득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정쟁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해병대 구성원 모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사령관은 이날 창설 기념사에서는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거친 파도를 이겨내자는 오늘 기념사는 ‘흔들리지 말자’는 지휘 서신 말처럼 단합을 강조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해병대 예비역 연대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채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4·10 총선이 야권의 대승으로 끝나면서 민주당 등 야권이 주도해온 채 상병 특검법은 탄력을 받고 있다. 해병대 일부 예비역들도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에 채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을 21대 국회 회기 종료 전까지 수용하라고 촉구하며 야권에 힘을 싣고 있다. 채상병 특검법은 작년 10월 국회 본회의에서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으며, 지난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민주당은 총선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겸 해병대원 사망사건 진상규명 TF 단장 및 민주당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채상병 특검법'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의 '채상병 특검법’ 즉각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민주당이 추진 중인 ‘채 상병 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크게 두 가지다. 작년 7월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에 투입된 해병대 채모 상병이 사망한 경위와, 대통령실·국방부·해병대 사령부 등이 채 상병 사망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해병대 핵심가치상 가운데 ‘충성’ 부문 수상자로는 2007년 인천 강화에서 발생한 초병 살해·무기 탈취 사건에서 순직한 고(故) 박영철 상병 등이 선정됐다. 또 1994년 서울에 있던 사령부를 현 위치인 화성 발안으로 이전하는 과정에 기여한 이갑진 예비역 중장과 김길도 예비역 대령에게 특별공로상이 수여됐다. 해병대는 이날 오후에는 경기 성남 위례에 위치한 해병대호텔 ‘밀리토피아 바이 마린’ 개관식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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