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남녀 4명 사망, 금품노린 남성들의 범행 가능성 크다
파주의 한 호텔에서 남녀 4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남성들이 피해 여성 지인에게 연락해 돈을 달라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남성 2명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숨진 여성 중 한명인 A씨의 지인 B씨는 8일 오후 10시30분께 A씨 계정의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일을 준비하다가 잘못돼 돈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B씨는 메시지를 못 보고 있었다. 그러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몇 차례 걸려 왔고, 통화가 이뤄지자 한 남성이 “A씨가 지금 일이 잘못돼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B씨는 "돈이 없다"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은 숨진 남성 중 1명인 C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파악됐다. B씨와 통화한 사람이 C씨였다.
B씨는 "(A씨가) 평소에 오빠라는 말을 쓰지 않는데 텔레그램 메시지가 좀 이상하긴 했다"며 "600만∼700만원을 달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숨진 남성들이 객실에 들어온 여성들을 제압한 후 여성 A씨인 척하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돈을 노리고 사전에 준비한 후 여성들을 유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어떤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 이러한 범행까지 저질렀는지 남성들의 경제적 상황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약 등 약물 사용, 성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35분께 파주 야당동의 한 호텔에서 20대 남성 2명이 건물 밖으로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남성들이 머물던 객실에서 숨진 여성 2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여성들은 케이블 타이로 손과 목이 결박돼 있었고 청 테이프로 입이 막혀 있었다.
숨진 여성 중 한명은 가족이 하루 전 실종신고를 했으며 이 여성의 동선을 추적한 경찰이 호텔 객실까지 오자 남성들이 투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요섭 기자 yoseo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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