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첫 내한' 조지 밀러 감독 "韓 관객들 수준 높아서 놀라…봉준호 감독에 많이 배워"
[텐아시아=김서윤 기자]
'매드맥스' 시리즈가 돌아왔다. 큰 사랑을 받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속편이다. 조지 밀러 감독은 "전편과 똑같은 것을 반복하고 답습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 친숙하면서도 생경한 영화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15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조지 밀러 감독이 참석했다. 그는 1980년부터 시작된 '매드맥스' 시리즈의 전편을 연출했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프리퀄이다.
이날 조지 밀러 감독은 "여기 용산 CGV 아이맥스관이 세계에서 꼽힐 정도로 큰 스크린을 보유한 영화관이다. 이렇게 크게 푸티지 영상을 보니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시네마 콘 이후 한국을 가장 처음 찾은 그는 "45년간 제 영화를 배급한 워너브라더스가 '한국이 정말 중요한 국가'라고 하더라"라고 강조했다.
내한 소감으로 "한국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은 한국 영화, 드라마, OTT 작품 등을 통해서 알게 된 것들이다. 제가 정말 놀란 부분은 한국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영화에 대한 지식이 높다. 한국 영화제가 어느 나라보다 많다고 하더라. 도시마다 영화제가 있다더라. 영화제에 가면 영화에 대해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나. 그래서 영화에 대한 지식이 많은 것 아닌가 싶다. 훌륭한 감독들도 많이 배출하지 않았나"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도 언급했다. 조지 밀러 감독은 영화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봉준호 감독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영화제에 관해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싶은 점이, 감독님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저는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라며 "저번 영화제에 봉 감독은 오지 못한 봉준호 감독을 위한 저녁 자리가 있었다. 그와 작업을 했던 틸다 스윈튼, 조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밝혔다.
이어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호주 영화제에 온 적이 있다"며 "만나 뵐 기회가 있었다. 그때는 제가 봉준호 감독을 인터뷰했는데 어제는 봉 감독이 저를 인터뷰했다. 많은 업적을 세운 봉 감독과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고,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조지 밀러 감독은 관객들의 역할에 대해 "저와 스태프들이 영화를 만드는 게 끝이 아니다. 배급을 통해 시작된다. 이 프로세스의 모든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 첫 번째 스토리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느끼는 게 영화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느껴지는 거라는 것이다. 관객들이 영화를 봐야지만 존재의 의미가 있다. 영화를 만들고, 세계에 내보내지만 결국 영화는 관객의 몫이다"라고 강조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전했다. 조지 밀러 감독은 "시리즈 영화는 똑같은 걸 반복하고 답습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며 "가장 큰 차이는 기간이다. 지난 영화는 '3일'에 걸쳐 일어난 사건들을 담았지만, 이번 작품은 18년의 서사가 펼쳐진다. 대사도 더 많다. 협상한다거나 캐릭터 간에 상호작용이 있다 보니 황야 위에서 추격전을 할 때보다 대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스타일 적으로 다르다. 매드맥스 시리즈를 즐겁게 보신 분들에게는 친숙하면서도 생경한 영화일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조지 밀러 감독은 " '분노의 도로'가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오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제가 많은 관객에게 공감과 울림을 주게 되어 기쁘다. 관객들이 영화를 표면적인 의미뿐이 아니라, 훨씬 더 심도 있게 담론적 측면에서 이해하고 관람이 끝난 후에도 잔상이 남아있는 경험을 해준다면 감독에게도 보람 있는 작업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정말 궁금하다. 떨리기도 한다. 아이를 낳아서 아이를 세계로 내보내는 느낌이다. 제 자식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될지 몰라서 긴장도 된다. 관객들이 많은 걸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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