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 투수조장’ 돌아온 홍건희 “정철원과 선의의 경쟁”… 두산 불펜에 힘이 붙는다

심진용 기자 2024. 4. 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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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홍건희.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홍건희(32)의 지난겨울과 봄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FA 계약이 생각보다 늦어졌고, 전지훈련 동안에는 손가락 상태가 좋지 않아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었다. 결국 개막 로스터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래서 홍건희의 2024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 등록이 됐고, 2차례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이승엽 감독은 “아직 완벽하게 몸 상태가 올라온 건 아니다”고 했지만, 홍건희는 그간 미안했던 만큼 더 많이 팀에 기여해야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중이다. 1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홍건희는 “이제 1군에 올라온 만큼 고참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몸을 만드는 동안 홍건희는 거의 매일 TV 중계로 1군 경기를 지켜봤다. 뒷심 부족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날까지 두산의 시즌 성적은 9승 11패. 역전패만 6차례 당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홍건희는 “시범경기 때 저희 불펜에 어린 친구들이 워낙 성적이 좋았지 않으냐. 어느 정도 업다운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사이클이 너무 확 떨어지더라”면서 “제가 그 자리에 같이 있으면서 보탬이 되지 못한 게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배들이 워낙 성실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강한데 잘 안풀리는 날이 많아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계속 경기를 봤다”고 말했다.

홍건희는 팀 내 두루 인망이 두터운 선수다. 2020시즌 중반 두산으로 트레이드 이적해 바로 다음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투수조장을 맡았다. ‘종신 투수조장’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후배들을 살뜰히 챙겼다. 올 시즌엔 최원준(30)에게 자리를 넘겼지만 책임감은 여전하다. 그는 “제가 1군에 있다고 성적이 확 좋아진다거나 그런 것보다도, 아무래도 경험도 있고 하니 좀 더 후배들을 다독이면서 갈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를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두산 홍건희가 1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심진용 기자



개인 성적에 대한 욕심도 분명하다. ‘2+2’ FA 계약의 첫 해인 만큼 더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시즌 마무리 투수로 출발한 홍건희는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떨어지며 중간 계투로 자리를 옮겼다. 전반기 2.31이던 평균자책점이 후반기는 4.05로 2배 가까이 뛰었다.

홍건희는 “마무리 자리를 지켜야 하겠다는 욕심이 있었다”면서 “멘털이 흔들리고 심적으로 지치다 보니 더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제는 그런 상황이 다시 와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마무리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또한 여전하다. 지금 마무리인 후배 정철원(25)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각자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최근 두산은 연이은 위닝 시리즈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 불안하던 불펜도 조금씩 견고함을 되찾고 있다. 최지강(23), 이병헌(21) 등이 부쩍 성장했다. 정철원도 안정감을 회복하는 중이다. 여기에 지난 수년간 두산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한 홍건희와 김명신(31)이 복귀했다. 선발 마운드는 일찌감치 리그 최상급으로 평가받은 두산이다. 불펜진까지 힘을 보탠다면 상승세에 속도가 붙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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