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살다보니 개가 사람 비난하는 것 본다”···김경율 저격
4·10 총선 여당 참패 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거친 표현으로 비난하는 가운데,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경율 전 비대위원과 홍 시장이 15일 서로를 개에 빗대 공방을 주고받았다.
김 전 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시장의 한 전 위원장 비난에 대해 “홍 시장의 일련의 증상들에 대해 내가 굳이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라며 “강형욱씨가 답변하는 게 맞을 거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동물 훈련사로 ‘개통령(개+대통령)’으로 불린다. 홍 시장을 개에 비유한 것이다.
김 전 위원은 홍 시장에 대해 “저게 공직자로서 맞는 역할을 하는 사람인가”라며 “과거 수재가 발생한 시점에 골프를 했고, 이에 대해 강변을 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은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 책임론을 주장하는 데 대해 “차기(대선)에 대한 고려, (한 전 위원장이 대선) 경쟁자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거 말고는 생각되는 무엇(이유)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은 “(홍 시장이) 계속 김경율 좌파, 한동훈 좌파라고 하는데, 그러면서 본인이 주장하는 것이 도대체 뭔지 상당히 의문스럽다”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홍 시장의 한 전 위원장 비난에 대해 “100일 동안 나름 최선을 다하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에게 그런 조롱을 던지는 것은 비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 위원장이 ‘우리를 짓밟던 사냥개’이고 ‘깜도 안 되는’ 자였으면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할 당시 반대했어야지, 그때는 뭐 했느냐”며 “이제는 돌변해 전 위원장을 공격하니 참으로 정치판의 비열함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때는 대통령이 무서워 암묵적으로 동조했으면서 끈 떨어지고 힘 떨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짓밟는 것은 비겁한 것”이라며 “그런 선택적 비난과 내로남불식 아부로 당권을 잡으려는 것은 비루하다. 그때 말하지 않았으면 지금 침묵하라”고 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소통 채널 <청년의 꿈>에서 김 전 위원과 관련해 “세상 오래 살다 보니 분수도 모르는 개가 사람을 비난하는 것도 본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과 김 전 위원을 싸잡아 비판한 한 이용자의 글에 “도긴개긴”이란 댓글을 달았다. 홍 시장은 김 의원을 향해선 “4차원, 정계 퇴출된 자”라고 평했다.
홍 시장은 여당 참패로 끝난 총선 이후 한 전 위원장을 거칠게 비판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2일 “천신만고 끝에 탄핵의 강을 건너 살아난 이 당을, 깜도 안 되는 황교안이 들어와 대표놀이 하다가 말아먹었고, 더 깜도 안 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먹었다”고 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또 다른 글에서 “문재인 믿고 그 사냥개가 되어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짓밟던 애 데리고 와서 배알도 없이 그 밑에서 박수 치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고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검사 시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사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지난 13일엔 “도대체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이 당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건가”라며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다. 내가 이 당에 있는 한 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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