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듯이 춤추니 콘서트도 '전석매진'…버추얼 아이돌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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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의 첫 팬콘서트.
최근 더현대 서울이 진행한 버추얼 아이돌 릴레이 팝업행사(플레이브, 이세계아이돌, 스텔라이브 참여)엔 한달 간 10만명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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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플레이브가 콘서트를 하고 있는 이 순간, 바로 역사의 한 페이지인 것 같아요."
지난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의 첫 팬콘서트. 한 멤버가 벅찬듯 소회를 말하자 홀을 가득 메운 팬들은 함성을 질렀다. 플레이브는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구현된 남성 5인조 그룹. 올림픽홀 전면에 걸린 스크린에 등장해 '칼각 안무'를 출 때마다 팬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떼창을 했다.
15일 플레이브 소속사인 스타트업 블래스트에 따르면 13~14일 진행된 플레이브 콘서트는 선예매 때 동시 접속자 수 7만명을 기록하는 등 전석 매진됐다. 공연 당일 오전부터 공연장 앞엔 아령 모양 응원봉을 든 1020세대들이 모여들었다. 일반적인 아이돌 콘서트처럼 포토카드를 받아 인증샷을 찍고 굿즈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이날 콘서트가 끝난 후 대학생 김희영 씨는 "입장할 때부터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는 기분이었다"며 "멤버들이 리프트에서 점프하고 빌런과 격투를 벌이고 하트가 흩날리는 공연 연출이 영화 같았다"고 말했다.
버추얼 아이돌은 K팝 콘텐츠와 기술을 결합해 탄생한 새로운 아이돌이다. 플레이브는 풀 3D 캐릭터가 아닌 애니메이션 스타일인데, 수시로 라이브방송을 통해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각 멤버 역할을 하는 '본체'가 있고 이들의 입 모양, 표정, 제스처를 모션캡처 기술로 잡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다. 플레이브를 제작한 블래스트는 VFX(시각효과), 게임엔진 전문가가 모인 스타트업이다.
이전엔 버추얼 가수의 녹화부터 최종 영상물이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별도의 후보정 작업 없이도 모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입힐 수 있게된 것이다. 블래스트 관계자는 "멤버들이 춤을 굉장히 잘 추는데 초반에는 기술이 부족해 춤 실력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다”며 “신체 오차 문제를 기술로 해결해 이젠 라이브가 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멤버들이 현란하게 춤을 춰도 발이 항상 자연스럽게 지면에 접지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식이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플레이브는 버추얼 그룹 최초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까지 했다.
최근 더현대 서울이 진행한 버추얼 아이돌 릴레이 팝업행사(플레이브, 이세계아이돌, 스텔라이브 참여)엔 한달 간 10만명이 몰렸다. 매출은 70억원을 넘었다. 패션 브랜드의 팝업 한달 매출이 10억원 가량임을 고려하면 버추얼 아이돌 팝업의 흥행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10만명은 잠실주경기장 콘서트를 가득 채울 정도의 인원"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버추얼 아이돌과의 시너지가 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도 버추얼 아이돌 산업을 키우고 있다. AI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여성 4인조 버추얼 그룹 '메이브'의 리더인 시우와 대화할 수 있는 '챗 시우'를 개발해 선보였다. 시우는 자신보다 멤버나 팬들이 먼저인 책임감 있는 캐릭터. 이같은 멤버의 성격을 반영해 팬들이 시우와 직접 1:1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시우도 정체성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게 특징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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