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달리는 4단계 자율주행차···현대모비스 상용화 '액셀'

송도·영종도서 이달 시범운행
경자청 등 스타트업 육성 MOU
연구원 포함 20여곳 실증 참여
MCU 대신 경량화 설계역량도 강화

현대모비스가 국내 20여 개의 자동차 소프트웨어(SW) 협력사들과 개발하고 있는 4단계 자율주행 실증 차량이 인천대교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모비스

[서울경제]

현대모비스와 국내 자동차 소프트웨어(SW) 협력사들이 개발한 ‘자율주행 4단계’ 실증차가 인천광역시 송도와 영종도에서 이달부터 시범 운행에 나선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범 운행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자율주행 상용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테크노파크와 함께 ‘스마트 모빌리티 혁신 스타트업 육성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실증 사업에는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20여 곳의 스타트업과 협력사, 연구기관 및 주요 대학이 참여한다. 이번 실증 대상인 자율주행 4단계는 정해진 환경과 구역에서는 사람이 운전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 자율주행 방식을 뜻한다.

시범 운행은 이달부터 시작돼 내년 상반기까지 이뤄진다. 인천대교를 중심으로 송도와 영종도 사이의 약 60㎞ 구간을 오고 갈 예정이다. 해당 일대는 인천시가 교통·환경·연구개발을 위해 첨단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있는 곳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고속도로가 아닌 도심 지역에서 자율주행차가 주행할 수 있는 이례적으로 긴 거리로, 인천시의 적극적인 협조로 가능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차량용 SW 개발을 위한 생태계 육성과 함께 자율주행 시스템을 양산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실증차에는 차량 제어를 담당하는 반도체 MCU 수십 개를 대신하는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오픈소스 기반의 SW 설계 역량과 전력 최적화 기술 수준을 높이는 것도 중점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SW 플랫폼 통합 과정에서 부품 수와 배선을 줄이는 경량화 설계 역량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안전화 장치인 ‘이중화 제어 설계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중화 제어 기술이란 핵심 시스템을 이중으로 설계하는 기술이다. 하나의 시스템이 고장이나 오작동할 경우 나머지 시스템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인천테크노파크가 운영하고 있는 인천스타트업파크와도 협력한다. 인천스타트업파크는 혁신 기업들의 제품이나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실증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곳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국내 차량용 SW 생태계 확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실증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며 “앞으로 이 지역의 유망한 스타트업 발굴에 지속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