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은 졌지만 ‘밸류업’은 계속된다···이복현 “밸류업, 일회성 정책 아냐”

김태성 기자(kts@mk.co.kr) 2024. 4. 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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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4.15 [이승환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차질없이 추진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로 관련 정책의 동력이 후퇴하지 않겠냐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나서 이에 대해 적극 해명한 것이다.

15일 이 원장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제40차 금융산업위원회(위원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고문)에 참석해 ‘자본시장 대전환과 우리 기업·자본시장의 도약을 향한 발걸음’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대한상의 요청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최현만 위원장, 김신 SK증권 사장, 이성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이사,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등 기존 금융산업위원회 위원 뿐 아니라 최승훈 삼성전자 부사장, 김동욱 현대차그룹 부사장, 고정욱 롯데지주 사장, 양기원 ㈜한화 대표이사 등 비금융 상장회사 대표까지 총 4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날 회의에서 이 원장은 “우리나라 산업 전반의 생산성이 감소되고 인구구조가 고령화되고 있다”며 “이제는 자본시장이 국가 경제 활력 회복에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자본시장을 통해 원활히 자금을 조달받고, 국민들은 자본시장을 통해 주가상승과 배당 등으로 기업의 성과를 향유하거나 재투자하는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 규제 합리화 정책 등을 소개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이 원장은 “과거처럼 부동산 시장을 붐업해 성장률을 제고하는 것이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은 단순한 일회성이 아니라 국가의 장기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일관되게 어떤 정부라도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관련 정책이 향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추진되기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이 원장은 “총선은 개별적인 이벤트”라며 “총선 뿐 아니라 과거 대선때부터 다양한 정당들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의견을 냈고 우리 자녀 세대들의 자산형성과 노후보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만큼 (여아간에)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서는 “금투세가 최초로 논의될때와 지금의 부과대상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실제 자본시장의 전체 생산성과 코스피와 코스닥 주가의 건전한 추세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4월 중 개인투자자들과 공매도와 밸류업에 관련한 추가적인 간담회와 설명회를 하려고 준비 중인데 그들의 의견은 어떨지 들어보고 (이를) 입법하는 주체들이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 관련해서는 어떻게 세금이 부과되는게 공정한지 이 기회에 공론화장에서 얘기해보는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개인들에게 하는 배당은 기업에 법인세 등 발생한 이익에 여러번 과세된 후에 또 과세되는 걸로도 볼 수 있고, 어떻게 보면 과세가 아예 안 되는 소득도 있다. 전체적인 형평성을 같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총선 직전 이 원장의 관련 발언과 중간조사 결과 발표로 선거개입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불러왔던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시갑 국회의원 당선인의 불법대출 의혹과 관련해서는 “공급이든 수요든 심지어 재산권 침해에 준할 정도로 대출 못하게 하는 와중에 그것들을 우회 내지 뛰어넘으면서 불법적 방법으로 자산취득한 것은 지위고하 막론하고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또다시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금감원이 추진중인 ‘좀비 기업’ 퇴출 조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일부 기업 중 불공정거래와 연계돼 계속 상장을 유지하는게 적절한지 의심되거나 짧은 기간 안에 불공정거래나 편법거래에 연루돼 여러차례 경영진이 바뀌는 곳, 사업공시를 여러번 했지만 실제 사업을 한 것이 없이 소액주주가 피해를 본 종목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증시 전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은 것은 잘하는 기업이 ROE를 높여야 하는 것도 있지만 안 되는 곳을 빼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부동산 파이낸싱(PF) 이슈에 대해 이 원장은 “대원칙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 부동산과 브릿지론은 주인이 바뀌는게 맞지 않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머지 꽤 진행된 본 PF 등 조금만 노력하면 사업성 가질 수 있는 곳은 유지하면서 이를 위해 노력하는 금융사에는 한시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등으로 최대한 끌고 가 시장에 자연스럽게 자금이 공급되는 것을 전제로 구조조정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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