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총선은 개별 이벤트, 밸류업 일관 추진"…총선 후 첫 입장 표명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명노현(주)LG부회장, 최현만 금융산업위원장, 이 원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연합뉴스>

"총선은 개별적인 이벤트고 (자본시장을) 발전적으로 만들자는 것들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당국은 일관되게 중장기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15일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길게 보면 대선 때부터 다양한 정당들이 자본시장 활성화와 관련된 의견들을 내왔고, 지금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업 밸류업에 대해 총선 후 최고 금융 당국자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 원장은 기업은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고, 국민들은 주가 상승과 배당 등으로 기업 성과를 향유하거나 재투자하는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기업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의 역할이나 자본시장에서의 다양한 개선 부분에 대해 설명드렸다"며 "어떤 식으로 모양이 잡혀질 지 향후 지속적으로 추진될지 이런 걱정이 일부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정부는 관련 프로그램을 일관되고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촉진해야 하고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들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들며 자산운용 측면에서 다양한 개선 노력을 통해 제조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어야 생산적인 방향으로 자원이 배부될 수 있다는 인식을 밝혔다.

이 원장은 "밸류업 등과 관련된 자본시장 프로그램 등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특정 어떤 쟁점을 띄우는 게 아니라 국가가 향후 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꾸준하게 추진해야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총선 이후 법인세 혜택 등의 인센티브 마련에 제동이 걸리며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번 총선 결과에 관계 없이 기존 계획대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특정 정당이 됐든 세력이 됐든 우리 자본시장에 붐을 일으켜 과거 부동산에 주로 매여 있던 우리 자산운용의 틀을 조금 더 생산적이고 건강한 분야로 옮기는 것에 대해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방법론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인센티브를 통한 기업 참여 독려와 함께 시장 전체 평균을 높이기 위해 시장 활력을 저해하는 기업에 대한 시장 퇴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원장은 "밸류업 정책은 잘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지만 불공정 거래, 편법 거래 등을 통해 소액 주주들에 피해를 주는 기업들은 어느정도 빼내야 한다"며 "거래소의 운영 적정성 차원에서 금융위를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뉴욕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투자 설명회에 대해서는 "뉴욕, 런던, 싱가포르 등 다양한 소위 선진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야 전체 글로벌 포트폴리오 운영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최근의 외환제도나 자본 제도, 주주 보호 등을 설명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