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호주 오스탈 조선소 눈독 들이는 이유
불투명한 캐시카우 속 사업확장 우려도
한화오션이 호주 오스탈 조선소 인수에 적극적 나서고 있다. 한화오션이 오스탈을 인수할 경우, 국내 최초 에너지·조선·해운 산업 전반을 모두 영위하는 조선·해양 융복합 선사가 된다.
한화오션은 오스탈 인수를 통해 미국·영국·호주 삼각 안보동맹(오커스, AUKUS)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아울러 대(對) 중국 해군력 증강에 맞써 싸우고 있는 미 해군의 전투함 수주까지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탈 인수에 드라이브 거는 한화오션
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오스탈 인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미 해군의 연안 전투함인 LCS(Littoral Combat Ship) 생산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한화오션이 미 해군 군함을 건조하기 위해선 미국에 자회사를 가지고 있는 오스탈의 인수가 필수다. 미국이 존스법을 채택하고있기 때문이다. 존스법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상업 운항 선박은 연안이건 내륙이건 간에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이 소유하고, 미국인에 의해 운항되어야 한다. 한화오션은 오스탈 주가에 약 30%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인 한화 약 9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탈은 한화오션의 제안을 거절했다. 미국이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 장관이 상원 청문회에서 "2028년이 되면 중국 해군의 군함 수는 440척 이상으로 늘어나지만, 미 해군의 군함 수는 291척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우선 미국 내부에서 해군의 물량을 감당할 조선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이에 더해 델 토로 장관은 직접 한국의 조선소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 내 자회사를 설립하고 상업용 조선소에 투자할 최첨단 조선업체를 유치할 기회가 있다"며 "미국 조선업을 현대화하고 규모를 키울 기회"라고 강조했다.
델 토로 장관이 미국 내 자회사 설립을 언급한 이유는 오스탈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화오션이 다시 인수합병을 진행할 여지를 마련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존스법 또한 의식했다는 평가다.
캐시카우 없는데…사업영역 확장에 대한 우려도
이처럼 오스탈 인수 가능성이 다시 살아났지만 한화오션의 오스탈 인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상존한다. 아직 명확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DS투자증권 한화오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410억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화오션의 영업이익 흑자가 증권가 '예상치'라는 점과 2021년 이후 2023년까지 지속적으로 영업이익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야 흑자로 돌아서는 입장에서 또 인수합병을 진행한다는 것은 재무적으로 큰 부담일 수 있다. 사업 확장에는 돈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는데 확실한 수익창출원이 있어야 부실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Watch 등급은 지난달 28일 기준 '관찰'을 나타내고 있다. Watch 등급은 부도, 휴폐업, 회수의문, 위험, 경보, 주의, 관찰, 유보, 정상 등급으로 구분된다. 각각의 등급 사유에 맞는 사건들이 발생하는 경우 익일 단위로 등급 변동이 실시간 모니터링된다. '관찰'은 최근 발생한 신용도 변화가 기업 수익 및 신용위험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현금흐름도 'CF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보통'이며, 향후 영업활동 성과 저하 시 재무활동 및 투자활동 현금 지급능력이 떨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
한화오션은 2023년 사업보고서 기준 이자 및 유동성 부채 상환 후 현금흐름, 경상 및 자본적지출(CAPEX) 투자활동 후 현금흐름, 기업 규모 대비 영업현금흐름이 '하(下)'로 집계됐다. 기업평가등급도 지난 9일 평가 기준 'A-'로 상거래를 위한 신용능력이 양호하나 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이 제한적인 기업이다. 같은 기준으로 현금흐름등급 '중(中)'인 'A0' 등급을 받고 있는 HD한국조선해양과 대조적이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손실폭이 컸던 선박이 몰려 있어 상반기에는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올해 상반기→하반기→2025년까지의 계단식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지훈 (jhcho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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