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잠시 쉬겠습니다”…삼성물산, 작업중지권 3년에 30만건

삼성물산 건설부문 근로자들이 건축현장에서 작업 중지권에 대한 설명이 담긴 현수막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 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요청한 작업중지권 행사가 30만건을 넘어섰다고 15일 밝혔다. 작업중지권은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재해가 발생했을 때 현장의 근로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단해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어가도록 유도하는 안전 행위다.

삼성물산이 2021년 3월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전면 도입·보장한 이후 국내외 113개 현장에서 작업중지권 행사 건수가 30만1355건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270건씩 근로자가 작업중지를 행사한 셈이다. 특히 전면 보장 첫해에 8224건, 다음 해에는 4만4455건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다가 3년째에는 총 24만8676건으로 대폭 늘었다.

3년 동안 작업중지권을 사용한 근로자는 총 2만2648명이었다. 특히 100건 이상 중복해서 활용한 근로자도 210명에 달했다. 가장 많은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근로자는 597건으로 나타났으며 511건이 뒤를 이었다. 고령의 근로자가 다수였다.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이유로는 중대 재해로 직접 이어질 수 있는 근로자의 충돌·협착(31%), 추락(28%), 장비 전도(24%) 등이 꼽혔다. 폭염이나 폭우, 미세먼지 등 기후 관련 작업중지도 증가 추세였다.

지난 3년간 작업중지권 활용도를 분석한 인포그래픽 [사진 = 삼성물산]

작업중지권은 다양한 안전 제도와 더불어 현장에서 발생 재해를 낮추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이 자체적으로 집계한 휴업재해율은 작업중지권 전면 보장 첫해인 2021년부터 매년 15% 가까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업재해율은 근로자가 1일 이상 휴업하는 재해 발생 비율을 말한다.

작업중지권 행사로 발생하는 공기 지연과 인력 추가 투입 등 협력업체 비용 증가에 대한 보상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현재까지 총 13개 업체, 391건에 대한 작업중지권 관련 비용을 정산 과정에서 반영했다.

삼성물산이 현장 근로자 383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근로자가 작업중지권의 효과가 높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근로자 92%가 작업중지권이 안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작업중지권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답변한 것이다. 작업중지권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로 응답자 67%가 위험상황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선택한 응답자도 64%에 달했다. 근로자가 존중받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응답한 근로자는 전체의 2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