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의 그림같은 다이빙캐치에 박수 치더니, 대만 출신 동료의 안일한 실투...SF 또 졌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공수를 갖춘 리드오프라는 데 이견이 없다.
파란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지난해 12월 16일(이하 한국시각) 이정후 입단식에서 중견수로서 수비에서도 외야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며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구 판단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외야진에 부족했던 핵심 이슈였다.
이정후가 수비에서 경이로운 캐치를 펼쳐 보였다. 이정후는 15일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슬라이딩 캐치로 박수 갈채를 받았다.
3-8로 뒤진 7회말 수비.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대만 출신 우완 덩카이웨이가 1사후 우타자 랜디 아로자레나에 83.8마일 스위퍼를 한가운데로 던지다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얻어맞았다. 발사각 17도, 타구속도 104.3마일로 날아간 타구는 이정후의 오른쪽으로 떨어질 듯한 안타로 예상됐다. 그러나 재빨리 타구를 향해 달리던 이정후가 몸을 날리며 글러브를 뻗어 가볍게 캐치했다.
스탯캐스트는 이 타구의 안타 확률을 52%로 봤다. 덩카이웨이는 이정후의 호수비에 두 팔을 들어 글러브를 낀 채 박수를 보내며 감사의 표시를 전달했다. 물론 이정후의 수비가 빛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8회에는 호세 시리가 덩카이웨이의 92.1마일 싱커를 받아친 것이 106.1마일의 속도로 빨랫줄처럼 날아가자 우중간으로 성큼성큼 질주해 잡아냈다.
덩카이웨이는 두 차례나 이정후의 수비에 새삼 놀란 셈이다.
그런데 덩카이웨이는 7회 이정후의 호수비 직후 다음 타자 아이작 파레데스에 85.3마일 슬라이더를 높은 코스로 던지다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정후의 수비에 고무돼 있던 샌프란시스코 더그아웃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실투였다. 3-9로 점수차가 벌어져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이기는 했으나, 제구가 아쉬웠다.
이정후는 타석에서 5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올리며 타석에서도 제 몫을 했다.
이정후는 첫 타석에서 안타를 날린 뒤 선취 득점까지 올렸다. 1회초 상대 우완 선발 숀 암스트롱의 초구 93.2마일 몸쪽 포심 직구를 끌어당겨 우익수 앞에 라인드라이브로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렸다. 발사각 11도, 타구속도 99.4마일이었다.
이로써 이정후는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이정후는 이어 2번 우타자 윌머 플로레스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암스트롱의 5구째 92.7마일 싱커가 바깥쪽 스트라이크로 꽂히는 사이 재빨리 2루로 달려 여유있게 세이프됐다. 탬파베이 포수 르네 핀토의 송구가 높아 중견수 쪽으로 빠졌지만, 이정후가 3루까지 욕심낼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지난 13일 탬파베이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도루를 성공시킨 이후 이틀 만에 나온 시즌 2호 도루. 3번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의 좌전안타 때 이정후는 쏜살같이 홈으로 달려들어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이후 4타석에서는 모두 범타로 물러나 다소 아쉬운 타격을 선보였다.
다만 이정후는 이날 5차례 타석에서 2개의 라인드라이브와 3개의 플라이를 쳤다. 땅볼이 하나도 없었다. 공을 뛰워야 한다는 현지 매체들의 지적이 나온 상황에서 고무적인 현상이기는 하나, 첫 두 타석을 제외한 나머지 3타석은 모두 빗맞힌 타구였다. 발사각보다는 배트 중심에 맞히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이정후는 타율 0.242(62타수 15안타), 1홈런, 4타점, 7득점, 2도루, 출루율 0.290, 장타율 0.323, OPS 0.613을 마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탬파베이와의 원정 3연전을 1승2패의 루징시리즈로 마치며 6승10패를 마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를 유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5일부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3연전을 펼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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