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데 생경한, 매드맥스"...'퓨리오사', 액션의 정수 (기자회견)
[Dispatch=이명주기자] "어쩌면, '퓨리오사'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런 날이 왔네요.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조지 밀러 감독)
'어쩌면'에서 출발했다. 조지 밀러 감독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분노의 도로') 개봉 당시를 떠올렸다.
'분노의 도로'는 30년 만에 내놓은 '매드맥스' 4번째 시리즈였다. 관객 반응이 좋다면, '퓨리오사'에 관한 작품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는 "만약 성공하지 못했다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관객들께서 영화를 표면적인 의미 뿐 아니라 심도 있게 이해해주셔서 스토리텔러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측이 1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푸티지 시사회를 열었다. 조지 밀러 감독이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퓨리오사(안야 테일러조이 분)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이번에도 밀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매드맥스'(1979)부터 '분노의 도로'(2015)까지 시리즈 전편을 연출한 바 있다.
밀러 감독은 "스토리를 어떻게, 왜 보여줘야 하는지 그리고 새로운 기술 활용 방식에 늘 관심이 많다. 이번 작품엔 모든 게 포함돼 있었다.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분노의 도로'보다 앞선 시점을 그린 프리퀄이다. 시타델 최고 사령관 퓨리오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가 일생을 걸고 복수에 나선다.
제목처럼 거대한 여정을 담았다. 전작이 2박 3일 간 추격전을 묘사했다면,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주인공의 18년을 압축해 묘사한다.
밀러 감독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퓨리오사가 어린 시절 녹색의 땅에서 납치된 뒤부터 18년의 서사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분노의 도로'와는 조금 다른 작업이었다. 전작은 백스토리를 알려주고자 차량, 인물, 소품, 무기, 대사, 제스처 등 전체 맥락을 전해야 했다"면서 "맥스와 퓨리오샤 이야기를 정리한 뒤에 황무지 폭군 이야기를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액션 쾌감은 그대로다. 푸티지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카 레이싱 장면은 전작들을 압도한다. 여기에 다양한 인물들의 서사가 추가, 차별화를 꾀했다.
밀러 감독은 "이런 시리즈 영화를 만들 때 같은 것을 반복하거나 답습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며 "(전작들과) 공통점이 많으면서도 이번 작품만의 독특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사량이 압도적으로 늘었다. 러닝타임 대부분을 액션에 할애했던 것과 달리, 캐릭터의 상호 작용에도 신경을 썼다.
그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영화"라면서 "'매드 맥스'를 많이 보신 분들에겐 익숙하면서도 생경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야 테일러조이가 샤를리즈 테론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퓨리오사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삭발을 감행할 만큼 열연을 펼쳤다.
밀러 감독은 "퓨리오사가 도망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는다. 로드 워리어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크리스 헴스워스는 새로운 빌런 디멘투스 역할이다. 메부리코 분장을 하고 나온다. 시타델 독재자 임모탄은 고(故) 휴 키스번 대신 러치 험이 맡았다.
그는 디멘투스와 임모탄의 푸티치 영상에 대해 "디멘투스가 시타델에 도착했다. 딸의 곰인형을 줄 만큼 퓨리오사에 어느 정도 애착을 보인다"며 "또 퓨리오사가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모습을 담았다"고 첨언했다.
이번 작품은 다음 달 14일 개막하는 제77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이 예정돼 있다.
밀러 감독은 "칸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몇 번 간 적이 있다. 잘 몰랐던 영화를 처음 보는 경험이 정말 좋았다. 다시 가게 돼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봉준호 감독도 언급했다. 그는 전날인 14일 용산 CGV에서 봉준호 감독과 '퓨리오사: 매드 맥스 사가' 스페셜 GV를 진행했다.
밀러 감독은 "'기생충' 때 봉 감독이 호주 영화제에 왔다. 당시 내가 인터뷰를 했는데 어제는 저를 인터뷰 해주셨다"면서 "많은 업적을 세운 분과 말씀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내 입장에선 많이 배운 경험"이라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약간 떨리기도 한다. 내가 낳은 아이를 떠나 보내는 느낌이다. 많은 것들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다음 달 국내 개봉 예정이다. 북미에선 5월 24일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송효진기자(Dispatch),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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