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가 88%가 된 마법… KIA 겨울 발품 보람 있나, 호랑이 포효 흥 더한다

김태우 기자 2024. 4. 1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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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좋은 출발을 알린 선발 투수인 KIA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 ⓒKIA타이거즈
▲ 경기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KIA 외국인 에이스 기대주 윌 크로우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지난해 네 명의 외국인 투수가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을 함께 시작한 두 명의 외국인 투수에, 대체 카드 한도인 두 장을 모두 다 투수에 ‘몰빵’했다. KIA가 지난해 외국인 투수 문제로 얼마나 머리가 아팠는지를 상징하는 대목이다.

KIA는 지난해 구위파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는 결론 속에 새 외국인 투수 라인업을 꾸렸다. 모두 시속 150㎞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새로 영입했다. 그러나 기대는 오래 가지 않아 깨졌다. 메디나는 시작부터 제구와 경기 운영 모두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시즌 초반 많은 이닝을 잡으며 순항하던 앤더슨 또한 구종이 단순하다는 약점이 계속해서 불거졌다.

성적 향상이 급했던 KIA는 많은 돈을 써 마리오 산체스, 토마스 파노니를 거의 같은 시점에 영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걸었다. 그러나 산체스와 파노니 또한 기대에 못 미친 경기력을 보여주기는 마찬가지였다. 산체스는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94에 그쳤다. 결론적으로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퇴출된 메디나(6.05)보다 별반 나을 게 없는 성적이었다. ‘최후의 보루’로 인식했던 파노니 또한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경기력이 떨어지며 4점대 평균자책점(4.26)으로 시즌을 마쳤다.

외국인 투수는 보통 팀이 가진 강력한 선발 투수들이다. 당연히 이들이 등판할 때 팀은 최대한 많은 승수를 벌어야 한다. 외국인 투수들이 좋은 활약으로 이닝까지 먹어주며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그러나 KIA는 외국인 선발이 등판할 때도 불안했다. 반대로 타 팀은 “KIA 외국인 투수들은 붙어볼 만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더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그 결과 외국인 투수들이 등판할 때 성적이 좋지 않았다. 플러스는커녕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지난해 KIA 외국인 투수 네 명은 총 51경기에 나눠 등판했다. 그런데 이 51경기에서 24승27패(.471)에 머물렀다. 승률이 5할도 채 안 됐다. 물론 해당 경기의 승패가 모두 외국인 투수 탓은 아니겠지만, 이 정도 표본이 쌓인 가운데 승률 5할이 안 된 건 문제가 컸다는 의미고 실제 KIA는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고도 6위로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들이 3~4경기만 더, 즉 등판한 경기에서 팀 성적이 5할만 했어도 KIA의 지난해 가을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다. 한 경기의 소중함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 양상이 확 달라졌다. 외국인 투수 스카우트에 심혈을 기울이다 못해 장고를 거듭한 KIA의 발품이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을 새로 영입했고, 두 선수는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거나 혹은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만한 요소를 증명하며 시즌을 힘차게 열었다.

당초 2선발로 생각했던 네일의 출발은 기가 막히다. 네일은 시즌 4경기에서 24⅔이닝을 던지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09를 기록 중이다. 네 경기 중 세 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선발 투수로는 극히 낮은 0.97이다. 현시점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2실점 넘게 한 경기가 없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이기도 하다. 당연히 KIA는 네일이 등판한 네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 네일은 투심패스트볼의 구위와 강력한 스위퍼 조합, 그리고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시즌 초반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 크로우는 커맨드에서의 기복만 해결하면 에이스급 투수로 활약할 만한 충분한 구위를 갖췄다 ⓒKIA타이거즈

24⅔이닝 동안 삼진 30개를 잡아낸 것도 대단한데, 아직 하나의 볼넷도 없다는 것은 더 대단하다. 자연히 경기 내용이 좋을 수밖에 없다. 150㎞에 이르는 빠른 투심패스트볼을 가지고 있고, 이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날카로운 스위퍼가 맹위를 떨친다. 체력 문제만 증명한다면 ‘대박’을 기대해도 좋을 경기력이다.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했던 크로우도 경기력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 첫 두 경기에서는 이닝마다 기복이 있었지만, 최근 두 차례 등판에서는 성적이 괜찮았다. 4월 5일 삼성전에서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11일 LG전에서는 6이닝 8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을 3.86까지 끌어내렸다. 가진 그릇이 큰 만큼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KIA도 크로우가 등판한 네 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했고, 외국인 선수 선발 등판시 합계 성적은 7승1패(.875)다. 47%가 88%로. KIA의 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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