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코첼라 라이브 실력 ‘시끌’…“K-POP 망신” VS “즐겼으면 됐다”
쏘스뮤직 모체 하이브에 대한 비판 및 케이팝 정체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와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이 K-POP 그룹 중 세 번 째로 미국 대형 음악 축제인 코첼라 무대에 오른 가운데, 그 동안 꾸준히 제기된 실력 논란이 무대의 크기만큼이나 크게 터졌다.
르세라핌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첼라 밸리에서 열린 대형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코첼라)의 사하라 스테이지에 올라 약 40분에 걸쳐 10곡을 들려줬다.
이날 르세라핌의 무대는 럭셔리한 의상과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뒷받침했다. 멤버들이 입은 입은 의상은 루이비통 아트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르세라핌을 위해 직접 제작한 것이었다. 더불어 ‘UNFORGIVEN’ 무대는 피처링에 참여한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가 직접 연주에 나섦으로써 무대의 격을 높였다.
관객들의 열정과 호응도 미국 최대의 음악 페스티벌다웠다. 이날 객석을 메운 관객들은 르세라핌 멤버들 얼굴이 그려진 깃발과 공식 응원봉을 들고있는 등 K-POP과 르세라핌의 저력을 실감케 했다. 관객들은 르세라핌이 무대를 펼치는 동안 한국어로 된 노래를 따라부르고 춤을 추며 응원법을 외쳤다
하지만 르세라핌의 실력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 커다란 무대와 럭셔리한 의상,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와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들 앞에서 정작 주인공인 르세라핌은 다소 준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퍼포먼스에는 이견이 없지만, 한국에서도 앵콜 라이브만 하면 비난의 대상이 됐던 라이브 실력은 미국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멤버들마다 호흡이 딸리고, 군데군데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으며 음이탈도 여러 번 일어났다. 르세라핌의 최신 히트곡 ‘Smart’(스마트)는 무대 후반에 불렸는데, 멤버들은 체력이 떨어졌는지 음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라이브 실력을 보여줬다.
멀리서 영상으로 르세라핌의 모습을 지켜본 이들, 특히 한국 누리꾼들은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인 누리꾼들은 “보는 내가 다 부끄럽다”, “피어나(르세라핌 팬덤 명)인데 쉴드(shield 방패, 즉 보호해주다) 못 치겠다”, “K-pop에서 가장 성공한 걸그룹 중 하나가 이렇게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뒤로 갈수록 환호성 줄어드는 거 웃프다(웃기면서도 슬프다)”, “실력이 없으면 곡수를 줄이든지.. 한국에서 라이브 실력 인증하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한탄했다. 일각에선 “이정도면 K-pop 망신 아니냐”는 원색적인 비난도 나왔다.
소속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데뷔한 ‘하이브 막내’ 아일릿도 앵콜 라이브로 인해 실력 논란을 피하지 못한 가운데,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과 르세라핌 소속사 쏘스뮤직의 모체인 하이브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춤만 출 줄 알고 노래는 못하는 아이돌 그룹을 양산한다’는 것. 누리꾼들은 “하이브는 무슨 생각으로 르세라핌을 코첼라에 내보낸 거냐”, “실력 없이 외모와 퍼포먼스만으로 급조해 성공한 케이팝 그룹의 한계다”, “소속사가 가란다고 가는 멤버들도 웃기다” 등 지적을 이어가고 있다.
르세라핌의 경우 ‘누가 뭐라 하든 신경 안 쓰고 나의 길을 간다’, ‘어떻게든 성공하겠다’는 독기 어린 컨셉으로 성공한 그룹이기에 실력 논란은 더욱 발목을 잡는다. ‘강인한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 빈약한 실력’, ‘실력이 뒷받침 되지 않은 독기’는 그룹의 정체성을 무색하게 만든다. 르세라핌이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세계 무대에 진출한 가운데, 이들의 실력 논란은 케이팝 정체성 자체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이어진다.
한 누리꾼은 “르세라핌 앵콜, 코첼라 보고나서 환멸감을 맛 봤다“며 “케이팝은 보컬이 아니라 퍼포먼스로 유명해진 것이다. 최근의 실력 논란은 노래보다 퍼포먼스와 비주얼에 치중한 케이팝의 문제를 드러냈다. 취약점을 돌아보고 기획사 차원에서 얼마나 팬들의 분노를 받아들이고 고쳐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꼬집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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