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의 재테크 강의 <14>] 달라진 금융 환경 자산 관리 전략에도 변화의 바람

김태자 하나은행 CLUB1 한남PB센터 지점장 2024. 4. 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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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관리 변화의 속도를 체감하는 현실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비롯해 오픈AI의 채팅형 AI(인공지능) 챗GPT가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금융 분야 AI 가이드라인이 지정되고 클라우드 활용 확대를 통한 금융 분야 보안 규제도 선진화하며 다양한 제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야말로 빠른 속도로 자산 관리의 많은 영역이 변화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한국금융연구원(KIF)에서 발표한 ‘2024년 금융시장의 변화’를 확인하고 변화하는 자산 관리 전략에 고려할 내용들을 살펴보자.

경쟁은 심화하고 인구는 줄고

첫 번째 이슈는 ‘경쟁 심화’다. 지금 많은 은행이 건전성 규제 강화, 업무 다각화, 해외 진출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의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인 경쟁 구도를 넘어 디지털 채널을 통한 경쟁 구도까지 부각되면서 경쟁이 더 심화하고 있다.

두 번째 이슈는 ‘금리 경쟁’이다. 대환 대출 플랫폼 같은 인프라가 도입되고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금리와 수수료 등 금융 상품 조건 비교가 용이해지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플랫폼 제휴 협력을 강화하고 금리 경쟁 심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세 번째 이슈는 ‘자금 조달 변동성 확대’다. 올해 한미 금리 차이가 여전하고 회사채도 등급별 제한 요인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확대될 수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에서 지난해 발생한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처럼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이 발생할 경우 자금 유출이 생각지도 못한 속도로 이뤄질 수 있다. 이에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급격한 자금 이동에 대비한 전략과 관련 정책을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마지막은 ‘인구학적 변화’다. 국내 은행의 대출 성장을 중장기적으로 이끌어 온 것은 가계 대출과 중소기업·개인사업자(소호) 대출이었다. 그런데 인구학적 변화로 이들의 대출 수요가 줄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김태자 하나은행 CLUB1 한남PB센터 지점장 전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시니어 PB, 재무설계사(AFPK), 은퇴설계전문가(ARPS)

위기 속에 기회 있다

물론 달라진 금융 환경 속에서도 기회 요인은 많다. 대표적으로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이 있겠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비금융 회사가 금융 서비스 중개 또는 판매 차원을 넘어 IT·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서비스를 자체 플랫폼에 내장하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 상거래 관련 금융 서비스가 발전되고 규제 측면에서 금융사의 업무 위·수탁 규제가 완화하거나, 플랫폼을 통해 제공 가능한금융 서비스가 확대된다면 은행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산업 자본도 이러한 임베디드 금융 서비스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 채널을 선점하고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여기에 암호화폐가 차지하는 금융시장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그래서 은행은 경쟁이 심화하는 환경에 맞춰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며 지속 성장 기반을 준비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경영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보면 국내 은행은 비금융 회사와 제휴 기회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모색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와의 협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을 이해하고 자산 관리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은행들 역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나 비금융 회사와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는 고객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모색하고, 디지털 채널에서 경쟁력이 있는 금융 상품을 개발하며 유통 채널과의 제휴를 확대하는 것도 전략이다.

디지털 채널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함과 동시에 어떤 상품이 적합할지 ‘마이데이터 플랫폼’으로 예금 중개 및 대안 대출 확대와 유통 채널과의 협업을 증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이데이터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소비자의 금융 정보를 한데 모아 맞춤형 자산 관리 솔루션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유통 채널을 선점하고 디지털 채널에 맞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다양한 틈새시장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가업 승계와 관련된 금융 해법을 제시하거나 합병을 주선할 수 있다. 지정학 리스크와 관련해서 해외 거점을 조정하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기업 금융 부문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는데, 해외 금융기관의 사례를 살펴 기업 금융 관련 디지털 경쟁력을 개방성 있게 강화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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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도 높아진 로보어드바이저

자산 관리에는 다양한 금융 상품과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및 재무 계획이 포함돼 있다. 고객은 자산 관리 서비스를 활용해 투자 관리, 세무 전문가, 법률, 부동산 자문 등 양질의 서비스를 받는다. 자산 관리자는 상담 방식으로 고객에게 금융 상품 및 서비스를 제안, 설명하고 고객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객 기대치의 변화도 고려할 사항이다. 훌륭한 자산 관리자의 목표는 고객의 요구와 눈높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최근 많은 고객이 일방향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도 한다. 전문가와 동료의 의견을 묻고 다양한 정보를 모은다. 또 재무 조언에 접근하기 위해 모바일 앱을 핵심 도구로 사용한다.

이러한 고객의 변화는 재무 조언의 성격과 전달 방법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 기반의 자동화된 자산 관리 조언을 제공하는 전자 서비스다. 주로 포트폴리오 관리 조언을 제공한다. 온라인으로 접근할 수 있고 일정 자산액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의 호응을 얻는 저비용 서비스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복잡한 알고리즘으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자산 할당 및 재무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개인의 퇴직 계획을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도 있다. 물론 계량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자산 운용에 적용해야 한다. 시장 붕괴와 같이 피할 수 없는 위험은 적용하기 어렵다. 사회보장 및 세금 안내가 필요한 고객도 재무 설계가 가능한 담당 직원 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낮은 세금을 지불하고자 하는 투자자를 위한 자동화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도 있다. 핀테크 기술을 통해 투자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보편화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금융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적하고 재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여전히 많은 고객이 인간의 맞춤형 서비스를 선호한다. 불안정한 시기에 고객을 안심시키고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여전히 인간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PB(프라이빗 뱅커)의 우수한자산 관리 경험과 역량은 여전히 자산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자산 관리 회사라면 로보어드바이저와 PB를 함께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의 책 ‘그냥 하지 말라’에 따르면, 사회는 세 가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선 분화하고 있다. 혼자 살고 좀 더 작아지는 집단으로 가고 있다. 둘째는 장수하는 현실이다. 과거보다 훨씬 오래 살고 젊게 살게 됐다. 셋째는 비대면의 확산이다. 이는 기술만이 아니라, 사람이 대면을 꺼리는 현상도 반영됐다. 저자의 세 가지 키워드가 강조하는 것은 결국 혼자라는 사실이다. 디지털과 비대면 비중이 커지는 자산 관리 시장의 수많은 변화 속에서 혼자서 장수하는 현실을 인식하며 PB의 도움과 자신의 판단을 적절히 조율해야 함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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