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해외생산 비중 90% 넘겼다…'수출 역성장'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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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의 이차전지 수출이 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데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맞물려 'K-배터리' 기업의 이차전지 생산·매출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생산 중심 축이 해외로 옮겨지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 이차전지의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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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한국도 경쟁국 같은 투자환경 필요"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작년 한국의 이차전지 수출이 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데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맞물려 'K-배터리' 기업의 이차전지 생산·매출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생산 중심 축이 해외로 옮겨지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 이차전지의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5일 펴낸 '이차전지 수출 변동 요인과 향후 전개 방향' 보고서에서 산업 조사기관 블룸버그NEF 자료를 인용, 작년 11월 기준 한국 배터리 3사의 해외 생산 비중이 92.4%로 집계돼 국내 생산 비중이 10%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배터리 3사의 해외 생산 비중은 SK온(95.0%), LG에너지솔루션(91.3%), 삼성SDI(89.7%) 순으로 높았다.
기업별로 보면 한국 최대 배터리사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와 중국에서 각각 47.5%와 38.4%를 생산했다.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헝가리(77.2%)와 중국(77.1%)에서의 생산 비중이 가장 높았다.
무역협회는 이 같은 해외 생산 중심 이동이 한국산 이차전지 수출 감소 현상을 낳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한국의 이차전지 수출은 98억3천만달러로 전년보다 1.5% 감소하면서 2015년 이후 8년 만에 처음 역성장했다.
배터리 3사의 해외 공장 생산 제품들은 해당 기업들의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만, 국내 통관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수출로 집계되지는 않는다.
K-배터리의 거점이 된 유럽 국가들의 경우 주요 이차전지 수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최대 생산 거점인 폴란드와 헝가리는 한국과 독일을 제치고 작년(1∼9월 기준) 세계 이차전지 수출 상위 2∼3위국으로 올랐다. 이 기간 수출 증가율도 65.9%, 66.2%로 상위 5개국 중 가장 높았다.
현재 배터리 3사는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어서 미국 생산이 본격화하면 해외 생산 비중이 최대 95% 이상으로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스마트폰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스마트폰 생산 중심이 해외로 옮겨지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더라도 한국의 관련 제품 수출은 정점을 찍고 하락한 바 있다.
한국의 무선통신 기기 수출액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 비약적으로 상승해 2007년 305억달러에 달했지만,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의 생산 거점이 베트남 등 해외로 옮겨지면서 작년 155억달러까지 감소했다.
배터리 수출 감소에도 한국 배터리 3사의 전체 글로벌 생산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한국 기업이 생산한 이차전지 사용량은 162.8GWh(기가와트시)로 2022년보다 29.6% 증가해 큰 폭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기업의 이익은 해외 이익을 본사로 이전하는 '자본 리쇼어링' 형태로 국내로 돌아올 수 있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
다만 해외 생산 거점 이동은 국내 산업 파급 및 일자리 창출 효과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배터리 3사가 일정 수준의 국내 생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원빈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안정적 공급망 구축 차원에서 국내 이차전지 제조 시설 확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배터리 제조 시설에 30%에 달하는 투자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만큼 우리도 경쟁국과 동등한 투자 환경 제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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