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준 팁도 바쳐라”…식당 종업원 주머니까지 털어가는 北
북한 당국이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손님들로부터 받은 현금 팁 등을 당국에 모두 헌납하도록 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업원들이 받는 팁까지도 외화벌이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부터 단둥에 있는 평양관 종업원들은 손님에게 받은 팁을 한 푼도 쓰면 안 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이달 초 평양관에서 일하는 종업원들 대상으로 한 야간 특별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손님에게 받은 팁을 전부 바치라는 게 교육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중국 단둥의 류경식당, 평양관, 평양특산물 식당 등에서는 20대 평양여성들이 음식을 나르고 노래를 부르며 손님들로부터 현금 팁(봉사료)을 받아 왔다.
이들 종업원들은 손님들에게 받은 팁의 일부는 당국에 바치고 일부는 생활비로 사용해 왔다고 한다. 예컨대 500위안(약 9만5000원)을 봉사료로 받으면 400위안 정도는 당국에 바치고 100위안을 갖는 방식으로 통상 봉사료의 20% 정도를 자신이 챙겨왔으나, 앞으로는 개인이 챙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소식통은 “음식을 접대하거나 공연을 하는 평양여성들이 손님에게 받는 팁을 전부 바치도록 조치된 것은 당국이 부과한 외화벌이 계획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식당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평양특산물식당에서는 매일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중국어를 배우는 야간교육이 진행된다”며 “그런데 이달부터 중국어 야간 교육 시간에 종업원들은 중국어를 배우기 전에 그날 봉사하며 손님에게 받은 팁을 전부 바치는 시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어 교육시간이 종업원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시간으로 변질되었다”고 했다.
식당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어 팁을 몰래 감추기가 매우 어렵지만, 카메라가 없는 사각지역에서는 팁을 몰래 감출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식당에서 손님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직원들이 현금 팁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한다.
소식통은 “미모의 젊은 여성들이 가야금을 틀면서 노래를 불러주면 손님들은 세 곡에 중국 돈 100위안을 공식 계산대에서 지불하고, 노래 부른 여성에게 별도로 100위안을 팁으로 준다”며 “하루 1000위안을 팁으로 받기도 한다”고 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에 파견된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손님이 별도로 주는 현금을 거부하도록 교육받았다. 종업원을 매수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2010년대부터 외화벌이 규모를 확대한 북한 당국은 노래와 춤 등 공연서비스로 현금 팁을 받도록 했고, 일부는 당국에 바치고 일부는 개인이 사용하도록 허용해 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일부 종업원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하루 종일 외화벌이 봉사에 동원되면서도 손님에게 받은 팁을 한 푼도 쓰지 못하도록 강조되면서 단둥 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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