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이 되어버린 〈조선일보〉 인터뷰, 대통령의 선택은? [편집국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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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은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애초에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가 낮은 상태에서 치른 총선이었다.
이 세 가지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총선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지난해 1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돼야 공약했던 정책을 차질 없이 할 수 있고, 그러지 못하면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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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은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보수든 진보든, 정권이 심판당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다. 선거 패배 이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했다. 당장 ‘비대위의 비대위’를 꾸려야 할 판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네 번째 비대위다(주호영 비대위, 정진석 비대위, 한동훈 비대위).
애초에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가 낮은 상태에서 치른 총선이었다. 몇 달째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 평가의 이유로 ‘경제·민생·물가’ ‘독단적·일방적’ ‘김건희 여사 문제’ 등이 꼽혔다. 이 세 가지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총선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돌며 24차례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선심성 개발 정책을 남발했다. 관권선거 시비가 일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법에 따라 4월10일 이전에 발표하도록 되어 있는 ‘2023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 발표를 기획재정부가 총선 이후로 미룬 것도 미심쩍다. ‘부자 감세’ 등으로 지난해 56조원 세수 펑크가 난 상황. 대통령은 줄곧 건전재정을 내세웠는데, 4월11일 공개한 ‘2023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87조원이다. 총선 전에 발표되었다면, 불리했을 만한 수치다. 물가는 말할 것도 없다.
정권 출범 이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는 대통령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이준석 전 대표는 쫒겨나다시피 했다. 대통령실은 당권에 도전하려는 나경원 전 의원을 주저앉혔다. 안철수 의원을 ‘국정 운영의 적’으로 몰기도 했다.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는 과정에도 말이 많았다. ‘독단적·일방적’ 이미지가 생길 만한 일이었다. 이들은 모두 이번 총선에서 생환했다.
그동안 대통령은 부인과 함께 투표하는 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4월5일 부산에서 홀로 사전투표를 했다. 투표 후에 대학병원·항만 등을 방문했다. 부산은 총선 접전지 중 한 곳이었다. 같은 날, 김건희 여사는 이태원 사전투표소에서 홀로 투표를 했고, 대통령실은 이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어색한 일이었지만, 이유를 모르겠다는 이는 많지 않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여권의 두 번째 패배다. 보궐선거 패배 이후 윤 대통령은 “국민은 무조건 옳다” “저와 내각이 반성하겠다” 했지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돼야 공약했던 정책을 차질 없이 할 수 있고, 그러지 못하면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되었다. 사방에서 국정 쇄신을 주문한다. 과연 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할까.
차형석 편집국장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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