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사업장 부실 전이 차단… 주금공, 사업자보증 다변화 검토

주신보기금 활용 다변화 연구용역 착수
사업자보증, 개별 PF 사업장 직접 보증 한계
보증 방식, 리츠·펀드 등으로 변화 가능성

서울 시내 아파트 공사 현장. /뉴스1

한국주택금융공사(HF·주금공)가 건설업황 악화와 고금리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의 안정을 위해 사업자보증 방식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개별 PF 사업장에 대해 주금공이 직접 보증을 서는 현행 사업자보증 방식은 실제 필요한 다양한 자금 조달 기법에 대응하지 못할뿐더러 개별 사업장의 리스크가 그대로 주금공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주금공은 사업자보증 방식을 리츠(Reits)나 펀드 등 간접적인 형태로 확대해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리츠‧펀드 등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기금) 운영을 다변화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주금공은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주신보 기금을 활용해 리츠·펀드 등으로 출자 또는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자보증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한다. 이를 위해 연구용역에서는 부동산 PF 시장 내 리츠‧펀드 등의 비중 등을 분석하고, 주금공이 사업자보증을 다변화할 경우 사업구조를 설계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본다.

리츠는 부동산 간접 투자 상품의 하나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에 투자 후 발생하는 임대수입이나 매각차익, 개발수익 등을 배당하는 부동산 투자 회사를 의미한다. 부동산 펀드 역시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자산운용회사가 주식 및 채권 등에 투자 운용한 후 수익을 돌려주는 간접 투자상품이다. 리츠와 부동산 펀드의 역할은 비슷하나, 투자 대상 및 환금성 등에서 차이가 난다.

조선비즈 DB

주금공이 사업자보증 방식의 다변화를 꾀하는 것은 현행 제도로는 금융시장의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금공의 현재 사업자보증은 건설사업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PF 자금을 빌릴 때 직접 보증을 서는 방식이다. 시행사 및 시공사가 정상기업인 사업장이 대지비나 건축공사비, 기타사업비를 은행으로부터 빌릴 때 주금공은 대출의 90~100%를 보증한다. 하지만 이러한 직접 보증 방식은 현재 부동산 PF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방법인 리츠나 펀드 형식에 대응할 수 없다.

개별 PF 사업장의 위험이 그대로 보증기관에 전이될 수 있다는 점도 주금공이 사업자보증 방식의 다변화를 꾀하는 이유다. 주금공이 보증한 PF 사업장이 부실화돼 대출을 갚을 수 없는 경우 주금공은 보증 비율만큼 대출을 대신 갚아야 한다. 사업장의 위험이 주금공에 오롯이 전가되는 것이다. 하지만 리츠나 펀드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사업자보증을 제공할 경우 PF 사업장이 부실화돼도 위험이 분산될 수 있어 주금공의 부담도 줄어든다.

주금공 관계자는 “개별 건설사업장에 대한 직접보증으로 취급방식이 제한되는 현행 사업자보증 제도 특성상 금융시장의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 대응에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라며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정책 지원, 주택금융 활성화 취지 실현 및 개별사업장 리스크 분산 등을 위해 사업자보증 방식 다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이번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금공은 사업자보증 방식 다변화 이전 PF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올해 사업자보증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함께 PF 사업자보증을 기존보다 5조원 늘린 30조원 규모로 공급한다. 또한, 올해 한시적으로 시공사 부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PF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례보증을 제공한다. 특례보증을 통해 대출금 상환 유예, 금융사 신규 자금에 대해 공사 보증부대출보다 선순위 담보취득 허용, 부족한 사업비에 대한 PF 추가보증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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