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I·빅데이터로 `원전 건강검진`…한수원 AIMD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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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통해 사람의 건강을 24시간 확인·검사할 수 있다면 어떨까.
AIMD센터는 원전의 '24시간 AI 건강검진 센터'였다.
한수원은 원전 주요 기기 및 구조물 내진검증, 극한시험과 구조건전성 평가 등 현안해결에 방점을 두고 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신호철 한수원 중앙연구원장은 "원전 생태계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 국내·외 대학, 연구소 등과 상생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시험 인프라를 활용해 체계적인 시험수행 및 기술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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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예측진단' 통해 이상징후 24시간 감시
하루 100대 설비 진단…작년 14건 고장 예방
구조내진실증시험센터서 '지진 대비' 연구 지속
인공지능(AI)을 통해 사람의 건강을 24시간 확인·검사할 수 있다면 어떨까. 좁아지는 혈관, 눌리는 신경, 닳는 연골 등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면 갑작스러운 질병의 예방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식이요법·자세교정 등 필요한 조치도 정리해 알려주는 건강 AI. '원자력발전소 관리'에는 이미 적용되고 있다.
지난 12일 찾은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통합예측진단(AIMD, Artificial Intellignce Monitoring & Diagnosis) 센터에는 6명의 상주 직원과 대형 스크린이 전부였다. AIMD센터는 국내 한빛, 한울, 고리, 새울, 월성 등 26개 가동 원전의 상태를 원격으로 점검하는 곳이다. 설비 진동분석 전문가라고는 하지만, 1만4000여개에 달하는 국내 원전의 설비를 점검하기에는 직원 수가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14건의 주요 설비 고장을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결과다. 한수원은 '자동예측진단 모델'을 만들어 24시간 운용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누적된 데이터에서 특징을 추출해 머신러닝 기술로 이상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보다는 큰 화면이 필요했던 이유다.
AIMD센터는 자동예측진단 시스템을 통해 하루 평균 100대 이상의 설비상태를 자동 진단한다. 경보·이상 원인을 분석하고 결함종류와 심각도를 전문가가 상세분석하는 방식이다. 센터는 각 원전에 일일진단현황보고서를 배포한다. 문제가 있을 경우 분석결과와 필요한 조치사항도 함께 통보해 각 발전소의 현장 조치를 돕는다.
예송해 한수원 디지털플랜트기술그룹 부장은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AI 기술을 발전시키면 예측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며 "철저한 예방 중심 시스템으로 발전소의 안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MD센터는 원전의 '24시간 AI 건강검진 센터'였다. 하지만 아무리 예방을 잘해도 불가항력으로 찾아오는 위험이 있다. 원전엔 지진이 대표적이다. 한수원 직원들은 취재진에 기기·구조물의 내진성능 실증시험을 수행하는 구조내진실증시험센터를 소개했다.
올해 1월 준공된 구조내진실증시험센터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강화된 규제요건에 대한 대응과 경주지진 발생 관련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진종합대책의 일환으로 구축됐다. 현재는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성능검증 관리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재단에 내진시험 분야 성능검증기관 인증을 받고 있다.
센터로 들어선 취재진의 눈길을 끈 건 0.2g(규모 약 6.5 지진)로 흔들리는 진동대였다. 진동대 위에는 면진장치(지진으로부터 구조물을 보호하는 장치)가 설치된 설비와 그렇지 않은 설비가 놓여있었다. 면진장치가 없는 설비는 금방이라도 고꾸라질 듯 아슬아슬해 보였다. 설비 상단으로 갈수록 흔들림은 더 심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은 '붕괴방지와 인명 안전'을 목표로 하는 건축법이 정한 일반 건축물과는 개념이 다르다"며 "원자력안전법은 '안전기능이 손상되지 않는 정상 가동'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원전 내진설계 기준은 균열, 구조물 손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센터에는 진동대 외에도 원전 구조건전성 확인을 위한 비파괴장비 20여종도 구비된 상태다. 한수원은 원전 주요 기기 및 구조물 내진검증, 극한시험과 구조건전성 평가 등 현안해결에 방점을 두고 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신호철 한수원 중앙연구원장은 "원전 생태계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 국내·외 대학, 연구소 등과 상생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시험 인프라를 활용해 체계적인 시험수행 및 기술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우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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