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동력' 꺾인 강원랜드, 주가 반등할까[줌인e종목]

김형준 기자 2024. 4. 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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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창업'…대규모 투자에도 주가 내림세 지속
日 복합리조트 리스크…사업 지속성 여부에 시장은 '신중'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위원장)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강원랜드 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발족식 및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강원랜드(035250)가 최근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2조 5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지만 주가는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강원랜드는 비(非)카지노 사업 확장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증권가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동력을 잃은 데다 일본 오사카 카지노 복합리조트 조성으로 인한 내국인 유출 리스크 등도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제2의 창업"…비전 발표에도 시장은 '글쎄'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전거래일인 12일, 1만 5010원을 기록했다. 종가기준 전고점인 지난 2월 19일 1만 8020원 대비 16.7% 하락한 수치다.

지난 2월, 강원랜드는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과 엔데믹에 따른 실적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

실제 1월31일 종가 기준 1만5010원이었던 강원랜드 주가는 같은달 19일 1만 8020원까지 뛰어올랐다. 불과 11거래일만에 주가가 20.5%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연일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있는 외국인 카지노와 달리 강원랜드는 실적 회복세가 더뎠다. 특히 한국에서 불과 1시간 30분 거리인 일본 오사카에 대규모 카지노와 복합리조트가 들어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내국인 카지노 수요가 분산될 것이란 우려감이 오히려 높아졌다.

이에 강원랜드는 '제2의 창업' 선언을 하며 2조 5000억 원을 투입해 강원랜드를 대규모 복합리조트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은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대형 투자계획을 오히려 악재로 받아들였다. 발표 당일이었던 지난 2일 강원랜드는 2.85%, 다음날은 4.05%씩 각각 하락했다.

이후에도 별다른 상승 모멘텀이 없었고, 최근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하면서 '밸류업' 정책 동력마저 꺾이자 1만 5010원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 1월31일과 동일한 주가다. 결과적으로 2월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셈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 계획이나 수요 창출을 하기 위한 활동은 기업가치를 올리는 좋은 전략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가 없다 보니 시장에서는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원랜드가 운영하는 하이원리조트 마운틴 콘도 전경.(강원랜드 제공) ⓒ News1

◇'1시간 반 거리' 오사카에 복합리조트…내국인 분산 우려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으로 인한 내국인 유출 가능성은 강원랜드의 최대 위기로 꼽힌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오사카에 약 1조 엔을 들여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조성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복합리조트의 개장 시점은 2029년쯤이 될 전망이다.

한국에서 1시간 30분이면 닿는 오사카에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면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 업장이라는 강원랜드의 '독점적 지위'도 깨질 가능성이 있다. 카지노 사업에 대한 접근성과 관심도가 올라가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경쟁 심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오사카 복합리조트 완공 시 연간 67만 명의 내국인이 이탈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강원랜드 지난해 방문객 수의 28% 수준"이라며 "다른 변수 없이 방문객 수 이탈만 대입한다면 연간 매출액은 1조 원, 영업이익은 500~1000억 원 수준으로 급감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강원랜드가 최근 1년 이내 강원랜드를 방문한 리조트 회원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는 일본 카지노 오픈 시 방문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일본 카지노가 오픈하면 강원랜드 카지노 방문 횟수를 줄일 것이라는 응답은 48%에 달했다.

이런 추세는 주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오사카 복합리조트 조성 계획을 승인한 지난해 4월 이후 2만 원 선 회복은 멀어지기만 하는 상태다.

강원랜드 카지노 업장에 설치된 게임 테이블.(강원랜드 제공) ⓒ News1

◇사업 연속성 가져갈까…주가 반등 요인은?

대규모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대표이사가 주기적으로 교체되는 공기업의 특성상 사업 연속성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강원랜드는 지난해 12월 이삼걸 전 대표이사 사임 이후 최철규 부사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기훈 연구원은 "(투자 계획이) 모두 확정된 사항이 아닐뿐더러 공기업이다 보니 관련 전략의 확정성 혹은 지속성에 대한 질문이 있을 수 있다"며 "절박함을 근거로 (투자 발표회에)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것으로 추정돼 관련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조 5000억 원의 투자 금액 때문에 배당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연간 순이익 3000억 원 내외의 이익 잠재력이나 다수 지자체를 포함한 주주구성을 감안하면 배당에 대한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 반등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홀덤펍 내 불법도박 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분산됐던 일반 고객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불법도박) 규제가 추가 강화될 경우 반사 수혜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도 유효하다"며 "현금성 자산 또한 풍부한 만큼 주주환원 여력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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