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 지지 불변… 긴장 고조는 원치않아”
英·佛·쿼드 등 우방 공조… 이란과도 소통
G7, 對이란 제재 방안 논의
미국 정부는 14일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습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스라엘 방위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했다”며 “두 정상이 지난 열흘 동안 이란의 공격에 대비해 왔으며 우리는 그 결과에 상당히 만족한다”고 했다. 이번 사태가 보복의 악순환을 불러 중동 전체로 확전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 가운데, 미국이 상황 관리를 위해 외교적 대응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두 정상 통화에 대해 “매우 유용했고 누구도 갈등 고조의 사다리를 오르고자 하지 않았다”며 “이란의 전례 없는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에 대해 우방과 힘을 합친 뛰어난 방어였다”고 했다. 바이든은 13일 델라웨어주 별장에서 긴급 복귀해 백악관 시추에이션룸(상황실)에서 공습 상황을 챙겼는데,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국빈 방문 와중에도 꾸준한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국방 분야 고위 당국자는 미 전투기들이 약 70여개의 드론·탄도 미사일, 동지중해에 위치한 미 구축함이 10여개 탄도 미사일, 이라크에 배치된 미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1개의 탄도 미사일을 각각 격추했다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인도·호주가 가입해있는 다자(多者) 안보 협의체 ‘쿼드(Quad)’ 등이 이번 방어 작전에 공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은 이날 오전 G7(7개국) 긴급 화상 정상회의를 소집했고,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과도 통화를 했다. G7 정상들은 성명에서 “이란의 직접적이고 전례없는 이스라엘 공격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명확히 규탄한다”면서도 “통제할 수 없는 지역의 긴장 고조는 피해야만 한다”고 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이번 공격의 주체인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대한 테러단체 지정 등 대(對)이란 제재가 논의된 사실은 확인했지만 “앞서 나가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또 이란이 72시간 전 공격을 사전 예고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민간인 사상자를 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다만 이란은 스위스 등 제3국을 통해 공습 종료를 알리는 등 미국과 꾸준히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전시(戰時) 내각이 이란에 대한 응징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보호하는 행동을 취할 자유가 있다는 건 우리의 오랜 정책”이라면서도 미국이 거기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N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다”며 “대통령의 입장이 매우 명확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폭스비즈니스 방송에 “이번 주에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하원에는 이스라엘·우크라이나·대만 등 우방국에 대한 군사 지원이 포함된 950억 달러(약 130조원) 짜리 안보 지원 예산안이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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