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커리어 첫 3번의 선발등판서 평균자책점이 ‘0’, 몸값이 6배 비싼 야마모토보다 돋보이는 이마나가의 질주
이번 시즌을 앞두고 투수들 중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선수는 단연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였다.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에이스였던 그를 영입하기 위해 다저스는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501억원)라는, 투수 역대 최고액을 안겼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 가려진 감이 없지 않긴 했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 또한 스프링캠프 내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난 후, 야마모토보다 훨씬 더 좋은 피칭을 하고 있는 일본인 투수에게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야마모토처럼 역시 올해 메이저리그에 처음으로 등장한 일본인 왼손투수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다.
이마나가는 14일 미국 시애틀의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1이닝을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비자책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데뷔 후 3경기에서 15.1이닝을 던지며 15개의 탈삼진과 2개의 볼넷을 내주는 동안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0’. 라이브볼 시대가 시작된 1920년 이후, 커리어 첫 3번의 선발 등판에서 15이닝 이상을 던져 15개 이상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한 투수는 2021년 뉴욕 양키스의 루이스 길과 이마나가 둘 뿐이다.
이마나가는 지난 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충격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했다. 6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가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곧바로 안타 2개를 맞아 위기에 몰리기는 했지만 실점 없이 마무리해 6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데뷔 첫 승을 챙겼다.
8일 다저스전 역시 대단했다. 당시 이마나가는 4이닝을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호투했으나 4회가 끝난 뒤 비로 인해 경기가 2시간 이상 지연됨에 따라 부상 방지 차원에서 결국 교체됐다. 그리고 이날까지 평균자책점 0을 유지하며 심상치 않은 행보를 이어갔다.
이마나가는 2015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뒤 2016년부터 1군에서 뛰기 시작했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1000.2이닝을 던져 64승50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48이닝을 던져 7승(4패)을 거두는데 그쳤지만, 174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센트럴리그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했다.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을 이용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이마나가는 컵스와 4년 5300만 달러(약 734억원)에 계약했다.
몸값이 자신보다 6배 이상 많은 야마모토도 시즌 출발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마나가의 엄청난 질주와 비교하면 다소 초라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마나가가 지금처럼만 던져줄 수 있다면, 컵스의 이마나가 영입은 컵스 역사에서도 ‘역대급’에 꼽히는 계약이 될 수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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