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안철수, 與 당권 도전 가능성은?

김현주 2024. 4. 1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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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고 돌입
뉴시스
국민의힘이 4·10 총선 참패로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지면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비윤'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숙고에 돌입했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당대표는 대통령 선거와 서울시장 선거는 향후 행보에 디딤돌이 될 매력 있는 자리다.

전당대회부터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집중 견제가 예상되는 데다 당대표가 되더라도 당정관계 재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여권이 분열할 경우 그 책임을 지고 정치적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이르면 6월말에서 7월초에 전당대회를 열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여당 내부에서는 4·10 총선 참패 원인으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확장성과 정무능력 부족과 더불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견제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끌려 다닌 수직적 당정관계가 꼽힌다.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 이반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과거 친윤계와 다른 목소리를 냈던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이 차기 당권을 맡아 당정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차기 당권 맡아 당-정 관계 재정립 필요”

나 전 의원과 안 의원은 각각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역임하는 등 위기 상황에서 당을 통솔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수도권 민심을 대통령실에 전할 수 있는 몇명 안 되는 수도권 중진이기도 하다.

두 사람 개인에게도 당권은 대통령 선거와 서울시장 선거 등 향후 정치 행보에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당대표는 법적·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

정국 현안을 지휘하면서 대권주자 또는 서울시장 후보로서 인지도와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자리다. 거대 야당과 맞서 지지층을 결집하거나 여당내 야당 역할로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도 시도할 수 있다. 당무를 통할하는 만큼 향후 행보에 필요한 사람과 조직 등 지지 기반 확대에도 유리하다.

그러나 여당에서 기대하는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은 쉽지 않는 과제로 꼽힌다. 국정운영의 주도권이 당 대표에게 넘어갈 경우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윤석열 대통령은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도 식물정권을 피하기 위해서는 '친정 체제' 강화를 통한 국정 운영 장악력 유지가 필요하다. 차기 당대표가 당정 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친윤계와 대립할 가능성이 커 협조를 기대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與 제22대 국회서도 여전히 ‘친윤계’ 다수

국민의힘은 제22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친윤계가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을 제외하면 이철규·권성동·윤한홍·박성민 등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의원들은 모두 생환했다.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겨냥한 연판장을 돌리고 안 의원에게 총공세를 퍼붓는 등 친윤계의 '전위대' 역할을 했던 초선 의원들도 대부분 공천을 받았다.

친윤계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독자 후보를 내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등 영향력 유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과 안 의원을 향한 총공세가 재현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정권 심판론을 의식해 나 전 의원과 안 의원과 느슨한 화해 또는 연대에 나서더라도 당정관계 또는 당내 역학관계 재편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협조 없이는 정국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치적 선택의 공간이 시작부터 협소해질 수 있다. 당정관계 등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이 심화될 경우 여권 분열에 대한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당 일각에서는 차기 당대표가 대권 도전에 나설 경우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당헌 71조는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상임고문을 제외한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羅 “민심과 더 가까워지겠다. 저부터 바꾸겠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견제 등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단점도 적지 않아 차기 당대표가 대선 도전 기반 확보 등 장점만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안 의원은 일단 차기 전당대회 출마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안 의원은 12일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당대회에 참여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엔 "아니다. 지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선거는 끝났지만, 나경원의 진심은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4·10 총선 당선 후 자신의 일정을 요약하며 "축하와 감사로 가득 채운 나날들"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 당에 대한 민심에 깊이 고민한다"고 적었다.

이어 "민심과 더 가까워지겠다. 저부터 바꾸겠다"며 "동작과 대한민국을 살려내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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