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힘…‘국민 안내양’ 김정연 씨 [앵커人]
[앵커]
KBS의 간판 프로그램 6시 내고향이 지난달 방송 8천 회를 맞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10년 이상 고향버스를 타고 어르신들과 정을 나눠온 방송인이 있습니다.
바로 국민안내양으로 불리는 김정연 씹니다.
경청과 공감이 그 비결이라고 말합니다.
제가 전북 남원에 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전북 남원의 춘향골 시장 앞입니다.
어르신들이 5일장을 보고 마을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국민 안내양으로 불리는 김정연 씹니다.
["엄마 꽃이 뭐 필요해요. 여기 꽃이 있는데."]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대단합니다.
["어디 왔다 가세요? (병원에.) 아 병원에. 약은 잘 받으셨고? 응 그래요."]
["남원버스 출발!"]
["고향버스 달려갑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버스를 타고 이웃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김정연/방송인 : "버스라는 공간을 통해서 그냥 본다. 이런 콘셉트이고요. 어떤 대본이나 어떤 상황이 짜여있지 않은 있는 그대로를 그냥 보는 거예요."]
김정연 씨는 이 코너를 10년 이상 맡고 있습니다.
6시 내고향의 인기 코넙니다.
["저를 이렇게 아껴주시는 건 경청과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어르신들 대부분 혼자 사시거든요.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어요. 근데 딸 같은 제가 옆에 와서 엄마 무슨 일이 있었어요?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를 하니까 신나서 막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공감을 위해선 물리적인 눈높이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눈높이를 맞춰야 되겠다. 무릎을 꿇으니까 딱 눈높이가 좋더라고요. 어머니하고 가까이 느껴지는 것 같고."]
1991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로 데뷔했습니다.
["저에게 보통 진행을 하는 걸 많이 맡겼어요. 중간에 싱어롱도 하고 객석에 있는 관객들하고 호흡하고... 노찾사 회원 중 한 분이 KBS 라디오 PD가 계셨어요. 그런데 그 분이 저한테 '방송할 생각이 있어요?' 묻길래...그분의 그 한마디가 방송인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라디오 리포터로 13년간 일했습니다.
TV로 자리를 옮겼지만 좌절도 겪었습니다.
["TV 방송 나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방송 세 번 하고 사실 잘렸죠."]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6시 내고향에 합류했습니다.
["버스 안에는 정말 세상이 다 들어있어요. 버스라는 공간 안에 타고 있는 이 한 사람 한 사람마다 걸어온 그 인생이 있고. 그러면 이 버스를 통해서 우리가 사람 사는 이야기를 좀 풀어보자. 그렇게 시작된 게 고향버스거든요."]
8천 회를 맞은 6시 내고향의 일등공신으로 꼽힙니다.
다른 프로그램 MC도 맡아 지평을 넓히는 중입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다가 한발 한발 나가다 보니 제 영역이 점점 넓어져 있더라고요. '나는 저 산을 올라갈거야'가 아니라 그냥 하루를 최선을 다하다 보니 어느새 높은 산에 올라와 있고."]
살면서 차마 말못할 상처가 참으로 많았지만 그 상처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것 같다고 말합니다.
["저 하늘의 별들이."]
["노래를 못해서 받았던 상처들. TV로 갔을 때 세 번 만에 방송에서 내려왔어야만 했던 그 상처들이 오히려 저에게 더 단단한 공감이라는 선물을 해준 것 같아요."]
김 씨는 우리의 삶을 축약적으로 보여주는 버스 안에서 오늘도 많은 걸 배운다고 말합니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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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기자 (hk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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