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누비’ 되살린 김해자 누비장 보유자 별세

박송이 기자 2024. 4. 1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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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누비의 명맥을 되살리며 전통 누비 기법의 보존과 전승활동에 앞장서 온 김해자 국가무형문화재 누비장 보유자가 지난 13일 별세했다. 향년 71세. 문화재청은 14일 “김해자 보유자가 병환으로 어제 새벽 5시경 별세했다”고 전했다.

김 보유자는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어머니에게서 바느질의 기초를 배우고 중학교 졸업 후 본격적으로 옷 만드는 법을 배웠다. 왕실 침방나인었던 성옥염 여사와 선복 스님에게 바느질과 누비를 배웠다.

누비는 옷감의 보강과 보온을 위해 옷감의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 털, 닥종이 등을 넣거나 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안팎을 줄지어 규칙적으로 홈질하여 맞붙이는 바느질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누비는 면화 재배 이후 적극적으로 활성화되었으며, 조선시대의 다양한 실물자료들이 전해지고 있다.

승려들이 일상복으로 입는 납의(衲衣)는 해진 옷을 수십 년 동안 기워 입은 것에서 유래했다. 이는 점차 누비 기법으로 발전해 방한과 내구성, 실용성 등이 뛰어나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사용됐다.

김 보유자는 박물관의 유물들을 연구하고 구전으로 전해진 전통 기법을 아는 이들을 찾아가 배우는 등 명맥이 거의 끊긴 전통 누비를 되살렸다. 1996년 누비장 보유자로 인정받았고,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1992년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고,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중국 베이징 등에서 여러 차례 전시를 열어 전통 누비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렸다. 문화재청은 “누비옷의 대중화에 앞장섰고, 한평생 누비 제작의 문화재적 가치를 선양하는 데 이바지했다”며 고인을 기렸다.

빈소는 경북 경주시 동국대 경주병원 장례식장 특2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딸 배진여씨 등이 있다. 발인은 16일 오전 9시 예정이며, 장지는 경주하늘마루다. (054)770-8333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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