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할머니가 읽어주는 ‘탄소중립 동화’ 들어볼까
만 58세 이상 선발·교육 거쳐
아이들에 환경 중요성 알려줘
“옛날 옛적 물 맑고 산 좋은 탄소중립마을 용인에는 무엇이든 펑펑 쓰는 옹고집이라는 사람이 있었답니다.”
지난 9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시립용인어린이집에서 ‘어르신 탄소중립 해설사’ 김영남씨(61)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부산하게 움직이던 아이들이 떠들기를 멈추고 집중했다. 이날 시립용인어린이집 가온반에는 김씨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5세 아이 17명이 모였다.
김씨가 들려준 이야기는 ‘탄소중립 펑펑 옹고집’이다. 익숙한 ‘옹고집’ 이야기를 탄소중립 관련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각색한 것이다.
탄소중립마을 용인에 사는 ‘펑펑 옹고집’은 평소 아무렇지 않게 자원을 낭비하다가 탄소중립을 가르치는 ‘초록대사’를 만나 마을 밖으로 쫓겨나는 벌을 받고, 탄소중립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마을로 돌아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김씨는 이야기를 하는 중간중간에 추임새를 넣거나 몸짓을 해가면서 아이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김씨의 실감 나는 구연에 아이들은 잠시 산만해졌다가도 금세 다시 귀를 기울였다.
30분간 김씨의 이야기를 들은 가온반 아이들은 배우고 느낀 점을 똘망똘망하게 말했다.
“쓰레기를 버릴 때 분리배출을 해야 해요”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안 돼요” “오래된 경유차 대신 전기차를 타야 해요”….
지난해부터 용인시 어르신 탄소중립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요즘 아이들은 탄소중립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하다”며 “가정이나 사회에서 그만큼 환경보호 중요성에 관해 많이 배우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지역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어르신 탄소중립 이야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만 58세 이상 장년층을 선발해 탄소중립 구연동화 교육을 거쳐 해설사로 양성한 뒤 아이들에게 동화로 쉽고 재미있게 환경보호 중요성을 가르쳐주게 한 것이다. 현재 용인시에는 6명의 어르신 탄소중립 해설사가 활동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해 경기도 온실가스 감축 실천 활동 공모를 통해 전국 최초로 이 사업을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시 자체 사업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11·12월 지역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60여차례 시행한 데 이어 올해는 100여차례 탄소중립 구연동화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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