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협치 보여줘야 하는데 이동관·원희룡?…윤 대통령, 총리·비서실장 인선 놓고 ‘고심’

유설희 기자 2024. 4. 1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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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비서실장 먼저 발표
대통령실 “검증 시간 필요”
총리 권영세·김한길 등 거론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 참패 이후 인적 쇄신 의지를 밝힌 가운데 후임 국무총리·비서실장 인선을 놓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사람을 찾고 검증하는 데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리·비서실장 인선은 윤 대통령의 국정 쇄신 의지의 첫 가늠자이기 때문에 시간을 오래 끌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주 중에는 비서실장이 먼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실장·수석급 참모들은 총선 이튿날인 지난 11일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국무총리 후보군으로는 주호영·권영세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오르내린다. 비서실장 후보군으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정진석·장제원 의원, 김한길 위원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윤 대통령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는 까닭은 이번 인선이 총선 패배 후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정 쇄신이 이뤄지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첫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비정치인이었던 전임자들과 달리 윤 대통령에게 정무적 조언 등 할 말을 하는 인사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야당과 관계가 원만한 인사를 기용해 협치 의지를 보여주는 것도 윤 대통령의 과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동관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 인선은 야당의 극렬한 반대가 예상돼 기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원희룡 전 장관도 이번 총선에서 맞붙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범죄자”라고 공격해온 만큼 야당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인물들도 윤 대통령의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에서 비서실장에 김 위원장과 이 전 위원장, 신설되는 정무장관직에 장제원 의원이 각각 거론된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국정기조를 전환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3일 브리핑서 “만약 이런 식의 인사가 단행된다면 총선 결과를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는 불통의 폭주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대한 대국민 입장 발표의 시기, 형식, 내용 등에 대해서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국무회의나 별도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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