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쓴 '젠지', 4시즌 연속 LCK 제패

강우진 2024. 4. 1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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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선수들. 사진제공=LCK

역시 젠지는 LCK의 최강자였다. 이들의 영원한 라이벌전, 서열 정리가 다시 한번 끝났다. 4개 시즌 연속 LCK를 제패하며 역사를 쓴 팀도 바로 젠지였다.

젠지는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 숙적이자 라이벌 T1과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로 승리했다. 지난 2022년 서머부터 시작해 4시즌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 공교롭게 결승 상대는 모두 T1이었다. T1으로선 젠지라는 '통곡의 벽'에 또다시 막히며 11번째 LCK 우승 문턱에서 또다시 주저앉게 됐다.

이번 결승전은 2018년 서머 시즌 KT롤스터와 그리핀의 결승 대결 이후 무려 6년만, 11개 시즌 만에 나온 결승 풀세트 접전이었다. 그만큼 두 팀의 대결은 치열했고, 우승을 향한 열망은 강렬했다.
◇LCK 스프링 트로피. 사진제공=LCK

결승전답게 양팀의 줄다리기 승부가 이어졌다. 기선을 잡은 팀은 젠지였다. 1세트 '기인' 김기인의 압도적인 라인전과 5대5 교전능력, '쵸비' 정지훈의 포킹 능력으로 T1에게 승리했다. T1도 장로 드래곤 앞에서 '페이커' 이상혁이 쿼드라킬을 기록하는 등 명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2세트에는 '괴물'로 성장한 쵸비의 아우렐리온 솔을 두 차례 끊어내면서 T1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전열을 가다듬은 T1은 3세트에는 압도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주면서 2대1로 젠지를 앞섰다. 연달아 세트스코어를 따내면서 T1이 기세를 타는 듯했다. 젠지가 도전중인 LCK 최초 4연속 우승 기록을 깨버릴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LCK에서만큼은 T1을 압도하고 있는 젠지의 뒷심이 역시 무서웠다. 4세트 카직스 깜짝 픽으로 T1을 당황케 하며 2대2 풀세트 접전을 이끌었다. 5세트 젠지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시종일관 T1을 압박하며 냉정하고 철저한 운영 능력을 과시했고, 42분 만에 T1의 넥서스를 무너뜨리며 대기록을 세웠다.
◇'기인' 김기인. 사진제공=LCK

결승전 MVP는 김기인이었다. 김기인은 이날 '제우스' 최우제와의 경쟁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우제가 플레이오프를 비롯해 시즌 내내 선보인 우수한 전투력이 김기인 앞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김기인은 라인전과 한타 기여도에서 모두 제우스에 앞서며 최고의 집중력과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6년 만에 또다시 오른 결승전에서 우승했다. 김기인은 "이렇게 힘들게 (우승)할 줄 몰랐는데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눈물을 훔치며 "MSI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주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미드라인에서 정지훈의 집중력과 수준 높은 공격력도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정지훈은 "높은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는 사실이 나를 기쁘게하는 것 같다"라며 "팬들이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MSI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T1은 아쉽게 4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개인과 팀 연습에 차질을 빚었음에도 끝내 결승까지 올랐고 젠지를 패배 직전까지 몰아세우며 LCK의 양대 산맥임을 입증했다.

이제 두 팀은 오는 5월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 한국 대표로 나서 홈팀 중국(LPL)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국내에선 젠지가 LCK 최초 4연속 우승에 도전하면서 한발 앞서 있는 상황이지만, 국제 무대로 눈을 돌리면 T1의 독주세이다.

T1은 지난해 서머 시즌에서 젠지에 0대3으로 완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바로 이어진 롤드컵에서 LPL(중국) 3개팀을 연달아 물리치는 엄청난 기세로 역대 4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반면 젠지는 삼성 갤럭시 시절 2회 우승을 제외하곤 2021년과 2022년 연속 4강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8강에서 패퇴하는 등 LCK 최강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지 못하고 있다.

MSI에서도 T1은 각각 두 차례 우승과 준우승을 기록 중이지만, 젠지는 지난해 첫 출전을 해서 4위에 그친 바 있다. '내수용' 팀이란 오명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징크스를 하루빨리 깨버리는 것이 젠지의 목표인 것은 분명하다. T1은 역대 3번째 MSI 제패에 나선다.
올림픽공원=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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