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4할타자 병살타 2개보다 유강남 3B 병살타가 훨씬 더 치명적…김태형 칼교체, 롯데 현주소[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의 유강남 교체는 어떤 의미였을까. 정황상 문책성 교체로 풀이된다.
롯데가 또 졌다.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5-7로 패배했다. 2-7로 일방적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2점차까지 추격한 뒤 동점주자까지 내보냈다고 스스로 위로하기엔, 경기중반까지의 과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 롯데는 주중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3연전에 이어 키움과의 원정 3연전까지 모두 패배, 6연패에 빠졌다. 4승14패로 최하위.
이 한 경기만 봐도 최근 롯데의 난맥상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8안타 9볼넷으로 17명이 출루했지만 병살타만 세 차례 나오며 5득점에 그쳤다. 경기흐름상 올 시즌 KBO에 유일한 4할타자 빅터 레이예스의 1회와 7회 두 차례 병살타보다, 6회 1사 만루서 나온 유강남의 병살타가 훨씬 더 치명적이었다.
물론 1회와 7회 병살타로 롯데로선 아쉽긴 했다. 1회에는 1사 1루서 키움 왼손 선발투수 손현기에게 볼카운트 3B1S서 146km 패스트볼에 3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기선제압에 실패하고 말았다. 7회 역시 1사 1루서 김재웅의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바깥으로 밀어내다 유격수 병살타로 돌아섰다. 단, 이 타구는 잘 맞았다. 키움 유격수 김휘집이 굉장히 잘 걷어내 더블플레이로 연결했다.
그러나 롯데에 가장 치명적인 건 2-7로 뒤진 6회초 1사 만루였다. 5회말에 2실점한 뒤 곧바로 기회를 잡은 것이어서, 경기중반 흐름상 반드시 1~2점 추격이 필요했다. 더구나 유격수 김휘집의 실책, 3루수 송성문의 판단 미스가 껴 있었다. 여러모로 롯데가 흐름을 가져올 절호의 기회였다.
그렇게 1사 만루가 만들어졌고, 키움은 신인 전준표를 내리고 좌완 김재웅을 올렸다. 5점차지만 여기서 실점하면 경기흐름을 넘겨준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키움도 승부처라는 걸 직감한 상황. 그리고 김재웅은 1~3구를 모두 볼로 던지며 흔들렸다.
그런데 유강남이 여기서 4구에 방망이를 냈다. 그것도 바깥쪽에 들어간 139km 패스트볼이었다. 힘차게 잡아당겼으나 유격수 병살타가 됐다. 그러자 김태형 감독은 7회초 시작과 함께 유강남을 빼고 정보근을 투입했다.
기본적으로 현대야구에서 3B 타격은 권장된다. 김태형 감독 역시 공격적인 야구를 끊임없이 강조하는 지도자다. 그러나 공격적인 야구도 경기흐름과 상황이 중요하다. 그 상황은, 키움 내야진, 배터리가 알아서 흔들리고 무너지기 직전인데 롯데가 키움을 도와준 모양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한 가운데로 들어온 실투도 아니었다. 여러모로 유강남이 무리하게 스윙을 할 이유는 없었다. 1점 승부도 아니고 대량득점을 노려야 하는데 3B 타격이라는 모험을 걸 상황은 아니었다.
이날 유강남은 2회에도 2사 만루서 타석에 등장해 삼진을 당했다. 4회에도 2사 2루서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물러났다. 결과론이긴 해도 유강남이 세 번의 타석 중 한 번만 기회를 살렸다면 경기흐름은 확 바뀔 수 있었다.
올 시즌 유강남의 야구가 잘 풀리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17경기서 타율 0.122 2타점 1득점 OPS 0.363으로 많이 부진하다. 뭔가 심적으로 이날만큼은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고액 FA 계약자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김태형 감독의 교체에 메시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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