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PO 정밀 분석] '박빙 of 박빙' 키워드는 '안정감 vs 상승세'
6강 플레이오프를 지나 챔피언 결정전을 키워드로 한 대결이 시작된다.
지난 주 끝낸 6강 PO에 이어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다투는 2023-24 정관장프로농구 4강 PO가 막을 올린다.
정규리그 우승 팀인 원주 DB와 6강 전에서 서울 SK를 3-0으로 물리친 부산 KCC가 첫 경기를 갖는다.
스쿼드부터 변수 그리고 기록까지 양 팀을 둘러보았다.
스쿼드
가드 : 이선 알바노, 유현준, 김영현, 김현호 VS 이호현, 허웅, 정창영, 캘빈 에피스톨라
포워드 : 강상재, 최승욱, 박인웅, 서민수 VS 최준용, 송교창, 이근휘, 곽정훈
센터 : 디드릭 로슨, 제프 위디, 김종규, VS 라건아, 알리제 존슨, 이승현
DB 스쿼드는 공수 겸장이다. 현대 농구에 있어 최적화된 라인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정도다. 3명의 S급 공격수(알바노, 강상재, 로슨)에 더해진 3&D(김영현, 최승욱, 박인웅, 서민수) 자원이 조화롭다. 위디와 김종규 역시 높이와 스피드 등 자신의 확실한 컬러가 있는 핵심 백업 자원이다. 정규리그 우승의 1차 이유다. 객관적인 전력이 매우 뛰어나다.
컵 대회까지 다소 의문 부호가 붙었지만, 외국인 선수 가드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알바노와 지난 시즌부터 자신을 검증했던 로슨 그리고 이번 시즌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강상재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KBL 역사에 남을 트리오로 손색이 없는 정도다.
메인과 서브 옵션이 조화롭게 구성된 DB 선수 구성은 매우 이상적이다. 가드 진에서 유현준의 잠재력이 조금 더 나타난다면 코칭 스텝은 더욱 편안한 시리즈 운영이 가능할 듯 하다. 공수에 걸쳐 공백이 크게 보이지 구성이라 할 수 있다.
KCC는 6라운드부터 슈퍼 팀 위용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 효과는 서울 SK와 6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수비력에 상대적 약점을 지닌 이호현, 허웅 메인 가드 진은 경기 운영과 공격력으로 약점을 완전히 상쇄시켰다. 또, 정창영은 공수에 걸친 ‘히든 키맨’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에피스톨라는 6강 PO 최대 변수로 작용하며 스윕 승의 그림자 역할을 해냈다.
포워드 진은 국내 선수로 매칭을 해보았다. DB는 강상재를 정점으로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다. 위에 언급한 대로 강상재는 이번 시즌 최고의 공수 겸장 포워드이며, 이후 포진한 세 선수는 수비와 3점슛에 강점을 보이는 이름들이다. 일취월장한 박인웅과 최승욱의 단단함은 DB 전력에 ‘안정’이라는 단어를 더하는 요소들이다.
KCC가 앞서는 포지션이다. 최준용과 송교창은 국가대표에서도 베스트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나란히 정규리그 후반 컴백해 6강에서 맹활약했다. 트랜지션을 무기로 SK를 넘어서는데 선봉장이 되었다. 최준용은 절제된 플레이로, 송교창은 꾸준함으로 전력에 힘을 보탰다. 두 선수 뒤를 이근휘와 곽정훈이 받치고 있다. 사실 두 선수가 경기 에 투입되지 않는다면 KCC는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PO에서 두 선수 기용은 사실상 도박에 가까운 현재다.
센터 진은 DB 쪽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검증된 로슨을 시작으로 높이에 강점이 있는 위디 그리고 그에 더해진 이번 시즌 김종규의 효율은 매우 조화롭다. 높이와 득점력 그리고 보드 장악력과 파괴력에서 KCC에 비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KCC는 라건아를 시작으로 이승현과 존슨이 나선다. 6강 전만 놓고 보면 DB에 뒤질 것이 없어 보인다. 라건아와 존슨은 자신의 장점을 100% 발휘하며 3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승현은 아쉬웠다. 6라운드 부활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인사이드 싸움에서 이승현 존재감이 살아나야 한다.
DB의 강점은 가장 먼저 조화로움을 들 수 있다. 공수에 걸쳐 조화가 뛰어나다. 이번 시즌 1위에 오를 수 있는 첫 번째 이유였다. 알바노, 강상재, 로슨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삼각편대는 효과적인 집중과 배분을 통해 공격을 풀어간다. 세 선수는 득점과 어시스트를 효과적으로 풀어간다. 상대 팀에서 가장 까다롭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DB는 이번 시즌 평균 89.9점으로 1위에 올랐다. 90점에 0.1점이 모자랄 정도로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세 선수를 축으로 다양함을 갖춘 공격 스쿼드는 상대 팀 수비에 많은 어려움을 선사하고 있다.
또, DB가 자랑하는 다섯 명의 디펜더는 상대 주요 공격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파워와 높이, 스피드를 두루 갖춘 선수들 존재로 내외곽에서 내주지 말아야 할 실점을 최소화시킨다. 김영현과 최승욱, 박인웅은 백 코트에서 힘을 더할 수 있고, 서민수와 김종규는 인사이드에 존재감을 더한다. DB를 상대하는 팀들이 타 팀과 경기에 비해 공격 조립과 득점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KCC는 자신의 강점을 6강 PO를 통해 확실히 증명해 보였다. 개개인 능력에 더해진 다양성을 안정감과 폭발력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냈다. 허웅과 송교창 그리고 라건아가 공격을 맥을 짚어 주었고, 최준용이 슈퍼 백업으로 자신의 역량을 100% 풀어냈다. 정창영과 존슨 역시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결과로 서울 SK와 세 경기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경기 과정과 결과를 도출시키며 3연승으로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꽤어야 보배“라는 뜻을 확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시즌 개막 후 계속해서 회자되던 슈퍼 팀에 가장 가까운 경기력과 함께 스윕승에 성공했다.
6라운드 보여준 폭발력이 PO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DB 전에도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모든 스쿼드가 갖춰져 있고, 상승세가 대단하다. 올라선 자신감과 합쳐진 집중력과 투지도 높은 수준이다. DB가 경계해야 할 것이 적지 않은 현재 KCC 흐름이다.
공통적인 강점은 트랜지션이다. 두 팀 모두 트랜지션에서 강하다. 6라운드 얼리 오펜스를 통해 분위기를 바꾼 KCC지만, DB 역시 알바노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트래지션에 적지 않은 강점을 지니고 있다.
양 팀 모두 약점을 쉽게 찾아낼 수 없는 느낌이다. DB는 높이에서 미세한 약점이 존재하고, KCC는 4번 포지션, 이승현 쪽에서 기복이 있다. DB는 그만큼 김종규의 존재감이 나타나야 하고, KCC는 6라운드 이승현의 부활이 다시한번 나타나야 한다.
큰 약점이 보이지 않는 양 팀 대결에 가장 큰 변수는 부상이 될 전망이다. 현재 스쿼드에서 ‘맞짱’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전력이 팽팽하다. PO 나설 수 있는 선수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다면 양 팀은 조직력과 집중력 그리고 체력 등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발생할 확률이 적지 않다.
또, DB 쪽에 코칭 스텝 경력이 눈에 들어온다. 정규리그 1위로 이끈 김주성 감독이지만, 어쨌든 첫 번째 플레이오프라는 점은 그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를 보좌하는 한상민 코치가 SK 시절 많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그에 반해 KCC는 백전 노장이 포진해 있다. 미세한 간극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자 변수다.
또, 박인웅과 캘빈 에피스톨라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박인웅은 수비에 더해진 3점슛 능력이 이번 시즌을 통해 일취월장했다. 특히, 얼리 오펜스 상황과 세트 오펜스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오픈 찬스에서 성공률이 높다. KCC가 신경 쓰지 않으면 안될 요소다. 반대로 박인웅 3점 확률이 떨어진다면 DB는 어려운 흐름에 직면해야 할 수 있다.
에피스톨라는 6강 PO를 통해 자신을 영입한 이유를 증명했다. 4강 PO에서는 아시아쿼터 간의 자존심 대결이 더해진다. 탁월했던 압박에 더해진, 6강 전에 X팩터로 나타난 3점슛을 다시한번 가동한다면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인다.
상대 전적은 DB가 5승 1패로 앞서 있다. 시즌 개막 후 2연승을 거뒀던 DB가 3차전에서 패했다. 이후 3경기는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2월 29일 5차전(92-78)을 제외하곤 모두 10점차 이내 승부였을 만큼 팽팽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KCC 전력이 그나마 완전했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DB가 115-104로 승리했다. 당시 KCC는 연승 중이었고, 송교창과 최준용이 부상으로 결장한 상태였다. 두 선수 결장에도 불구하고 KCC는 100점+ 성공한 경기였고, DB는 그 부분을 확실히 공략하며 115점이라는 고득점에 성공했다.
DB는 시즌 평균 득점보다 KCC 전 득점이 높다. 95점을 만들었다. 평균 득점에 비해 5점이 많다. KCC도 89.2점으로 평균 득점(88.6)과 비슷한 수준이다. 역시 적지 않은 득점력이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그리고 스틸과 블록 슛 등은 대동소이하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정도다.
차이가 존재하는 부분은 슈팅 성공률이다. 2점슛 성공률에서 DB가 56.2%로 48.9%인 KCC에 비해 5% 정도 앞서고 있다. 3점슛 성공률 역시 41.5%인 DB가 35.7인 KCC에 6% 정도 높은 수치다.
결국 득점과 슈팅 성공률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5%라는 숫자를 지켜야 하는 DB와 넘어사야 하는 KCC의 시리즈가 될 전망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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