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뿔났다' 더그아웃서 경기 도중 코치까지 소환, 80억 포수 만루 병살타에... 결국 6연패 막지 못했다 [고척 현장]

고척=양정웅 기자 2024. 4. 1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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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고척=양정웅 기자]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김태형 감독(가운데)이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6회 말 이닝 종료 후 고영민 3루 코치(왼쪽)와 유강남을 불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TVING 중계화면 갈무리
가장 쳐줘야 할 베테랑이 찬스마다 물을 먹고 말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유강남(32)이 결정적인 순간 찬스를 날리며 팀의 6연패를 막지 못했다. 결국 사령탑도 경기 도중 코치와 선수를 불러세우고 말았다.

롯데는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5-7로 패배했다.

이렇게 되면서 롯데의 연패 숫자는 '6'까지 늘어나게 됐다. 이는 지난해 7연패(8월 18일 고척 키움전~8월 27일 사직 KT전)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또한 주중 삼성전에 이어 주말 키움전까지 한 주 모든 경기를 패배하고 말았다.

롯데는 김민석(좌익수)-윤동희(중견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정훈(1루수)-손호영(2루수)-이학주(유격수)-김민성(3루수)-유강남(포수)의 라인업으로 출격했다. 전날 콜업됐던 김민성이 선발로 나섰고, 하루 휴식을 취했던 윤동희도 2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훈이 라인업에서 빠진 대신 전준우가 지명타자로 복귀했다.

이날 롯데는 키움 좌완 손현기를 상대했다. 올 시즌 고졸 신인인 그는 아직 1군에서 4이닝 넘게 소화한 적이 없는 선수였다. 반면 롯데는 올 시즌 준수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우완 나균안이 선발투수로 나섰다. 매치업만 보면 롯데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균안은 1회 말 시작부터 연속 안타로 2, 3루 위기에 몰리더니 이형종의 2루타와 송성문의 적시타로 3점을 먼저 내줬다. 이어 3회에도 최주환의 솔로홈런에 이어 김재현의 중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5실점을 기록한 나균안은 결국 4회 마운드에 올라오지 못하고 교체됐다.

14일 롯데 선발 나균안이 경기 도중 땀을 닦고 있다.
타선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1회 초 선두타자 김민석이 안타로 나가고도 병살타가 나왔던 롯데는 2회 다시 기회를 잡았다. 전준우와 정훈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후 이학주의 볼넷으로 만루가 됐다. 하지만 김민성이 1루수 플라이로 아웃됐고, 유강남마저 6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첫 번째 득점권 기회를 무산시킨 롯데는 4회 또 찬스를 만들었다. 전준우의 볼넷과 상대 폭투, 손호영의 안타 등으로 만들어진 2사 2, 3루에서 김민성의 2타점 적시타로 스코어를 2-5까지 만들었다. 여기서 추가득점이 나온다면 경기 향방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유강남이 유격수 직선타로 아웃되면서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나오고 말았다.

이후 롯데는 5회 말 로니 도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5점 차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희망이 있었다. 4번의 공격 기회가 더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는 6회 초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1사 후 손호영의 땅볼을 유격수 김휘집이 실책을 저지르면서 주자가 나갔고, 이학주의 볼넷에 이어 상대 야수선택으로 롯데는 만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운명의 장난처럼 유강남이 등장했다.

키움은 좌완 필승조 김재웅을 일찌감치 투입했지만, 3볼-0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가 몰리게 됐다. 그러나 4구째 시속 139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때리고 말았다. 투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기다렸어야 했지만,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을 노리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 입장에서는 불행히도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유강남. /사진=롯데 자이언츠
결국 롯데는 6회 말 수비에서 포수를 정보근으로 교체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후 고영민 3루 코치와 유강남을 함께 불러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정황상 웨이팅 사인에 관한 이야기로 보였다.

이날 유강남은 3타수 무안타 1삼진 1병살타를 기록했다. 본인이 만든 잔루만 해도 6개에 달했다(2회 3개, 4회 1개, 6회 2개). 공교롭게도 그와 교체된 정보근이 8회 초 2사 1, 2루에서 적시타를 치면서 비교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23시즌을 앞두고 4년 80억 원을 받고 FA(프리에이전트) 이적한 유강남은 지난해 전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름 이후 반등하면서 타율 0.261 10홈런 55타점 OPS 0.72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올해도 당연히 주전 포수로 낙점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타격에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포함 17경기에서 시즌 타율이 0.122(41타수 5안타)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하나도 없고, 타점도 2개에 머물렀다. 특히 4월 들어 8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에 빠졌다. 지난 13일 경기에서는 드디어 안타를 신고했으나,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김 감독은 13일 경기를 앞두고 유강남에 대해 "스윙 자체가 워낙 크다 보니 배트 스피드가 안 난다"고 진단했다. 이어 "연습 때는 괜찮은데, 막상 경기에 나가서 연습 때 치면 힘을 못 싣는 것 같아서 임팩트를 주다 보니 그런 부분이 나온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투수들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유강남의 역할이 크다"면서 "요즘 타이밍이 좋아지는데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살아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 유강남(맨 왼쪽)이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고척=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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