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인사, 野 협의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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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 참패에 따른 민심 수습을 위한 인사에 고심하고 있다.
당초 대통령 실장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총리에 권영세 의원 등 기존의 여권 정치인을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당장 야당이 반발하는 등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원점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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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 참패에 따른 민심 수습을 위한 인사에 고심하고 있다. 당초 대통령 실장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총리에 권영세 의원 등 기존의 여권 정치인을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당장 야당이 반발하는 등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원점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야권과 협의를 통해 인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소야대' 지형이 21대 국회보다 더 심각해진 만큼 사실상 '프랑스식 동거정부'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지금처럼 일방통행 인사를 단행할 경우, 국민 여론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총리 후보로 이낙연 전 총리와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 유승민 전 의원 등을 거론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실상 대통령에게 (총리) 인사권이 없다고 판단해야 한다. 총리를 지명하기 전 야당 대표를 만나 '사실상 누구 정도면 받겠느냐'는 정도까지 조율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고서는 정부를 꾸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서실장직도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겉으로는 항복하고 무릎 꿇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국민과 국익을 위해서라면 그런 수모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지금 거론되는 인사들 가운데 정치권 관련 인사는 등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영세 의원이나 원희룡 장관 카드로 야권의 협조를 이끌어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경우 정치권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도 "총선에서 완패를 당한 현 상황에선 '프랑스식 동거정부'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야당이 승리하면 총리를 '야당 몫'으로 주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프랑스 총선에서 기록적인 패배를 겪은 뒤, 야권에 총리직을 양보한 뒤 국정을 운영했던 미테랑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야당의 추천을 받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리직은 여권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해 준 인사를 선출하는 게 좋다고 본다"며 호남 출신인 박주선 전 부의장을 거론했다. 이어 "민주당의 상징인 호남에서 태어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직계 정치세력인 동교동계 출신"이라며 "야권에 뿌리를 둔 정치인인만큼, 야권도 인사청문회에서 거칠게 공세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비서실장 인선은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당내 사정과 여론을 기탄없이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이번 인사를 잘못할 경우 국민의 비토정서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계나 윤 대통령에게 각을 세웠던 인물을 등용하는 '파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당사자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거론해 보자면, 이낙연 전 총리나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사람을 등용한다면 협치를 강조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총리에게 자율성과 힘을 주고 국회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며 "국무총리-여당-야당이 함께 하는 상설협의체를 구성하면 야당도 무턱대고 반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어느 자리라도 친윤으로 분류된 정치인 기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권영세·정진석·장제원 의원 등 친윤 인사를 등용하면, 윤석열 정부를 심판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서실장 인선에 대해서도 "자신이 편한 사람보다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써야 한다"며 "다만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을 기용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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