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B] 11시간 노동에…돈 한 푼 못 받아도 일터 못 옮겨

최광일 기자 2024. 4. 1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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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몇 달째 월급도 못 받고. 일터도 옮길 수 없는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뭐가 가장 문제고, 또 해결 방법은 없는지까지, 계속해서 최광일 PD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022년부터 충남의 한 딸기 농장에서 일한 외국인 노동자들, 지난해 12월부터 일한 대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해당 농장 대표 : 월급 4번 밀린 거잖아. 한 번에 다 줄 테니까 일 관두지 마.]

고용주가 운영이 어렵다며 월급을 주지 않았던 겁니다.

기약 없이 기다리던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럴 거면 사업장이라도 바꿔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농장 피해자/캄보디아 외국인 노동자 : 사장님이 다른 사람 올 때까지 한 달만 더 일하면 사업장 변경을 해준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4개월을 일했는데 월급을 못 받았습니다. 지금은 가족에게 돈도 못 보내고, 생활비도 없습니다.]

돈도 못 받은 채 하루 11시간의 노동을 하면서도 다른 일터를 찾을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농장 피해자/캄보디아 외국인 노동자 : 노동부에 가서 진정서를 냈더니 외국인 고용센터를 가라고 했고 다시 고용센터를 갔더니 노동부로 가라고 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문가들은 이처럼 고용주들에게 귀책 사유가 있는데도 사업장을 변경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최정규/변호사 (법무법인 원곡) : 외국인을 고용하려는 사업장이 너무 많다 보니까 현행 고용허가제에서 점수제를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변경과 관련해서 사용자의 귀책 사유로 인해서 사업장이 변경된 경우에는 감점을 당합니다. 그런데 감점을 당하면 사실상 순위가 너무 밀리기 때문에 외국 인력을 제때 공급받기 어렵죠. 그러니 사업자 입장에서는 자기 잘못으로 노동자가 떠난 게 아니라 노동자가 스스로 떠난 거다…]

합법적인 노동 환경을 제공해 주기 위해 만든 고용 허가제가, 오히려 불법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그 사이 외국인 노동자들은 빚을 지며 버티고 있습니다.

[농장 피해자/캄보디아 외국인 노동자 :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지금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아요.]

[VJ 한재혁 허재훈 이지환 / 리서처 이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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