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동 확전 위기에 곤혹…트럼프는 "바이든 나약 때문" 공세

김현 특파원 2024. 4. 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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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백악관 복귀해 NSC 소집
이스라엘 지지 표명 속 '對이란 보복 대응 반대' 입장 전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바이든 대통령,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사진은 백악관 제공.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 공격이 '더 큰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중동 전쟁이 다른 지역으로 확전될 경우 미국내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커질 수 있는 데다 지지층 이탈이 더욱 심화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다.

이란은 현지시간으로 14일 새벽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간부 등을 사살하자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지 약 보름 만이다.

평소대로 델라웨어주(州) 별장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13일(미 동부시간 기준) IRGC가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나포한 것으로 알려지자 급히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자 곧바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NSC 회의를 마친 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과 이란 대리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겠다는 우리의 공약은 철통같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이란의 공격이 예상되자 중동 지역 미군을 보강하면서 이스라엘 지원에 나섰고, 이날 이란의 공격시에도 전투기 등을 동원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을 일부 격추하며 이스라엘을 도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발발한 후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을 밝혔지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보호 문제를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갈등을 빚었다.

최근 두 사람간 갈등이 정점에 다다르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란의 공격이 현실화하자 다시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한 모양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 선회는 이스라엘의 또 다른 보복 대응으로 인해 '더 큰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현재 중동 분쟁이 시작된 이후 그가 매우 피하려고 했던 시나리오"라며 "보복은 다른 나라들과 함께 미국을 (전쟁에) 직접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더 넓은 역내 분쟁의 위험을 고조시킨다"고 말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더 큰 전쟁에 깊이 끌고 들어가려고 한다는 우려를 사석에서 표명했다.

그래선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철통같은 안보 지원 입장을 약속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어떠한 반격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에 나설 경우 미국은 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나친 바이든 대통령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해 온 일부 지지층이 자칫 이번 입장 선회로 더욱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번 이란의 보복 공격은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 등이 사망한 것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 발발은 미국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혀 왔고, 핵심 선거구에서 그의 지지를 약화시켜 왔다고 CNN은 지적했다.

또한 중동 사태가 악화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을 동시에 지원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국내적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이번 중동 확전 위기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게 바이든 대통령의 나약함 때문이라며 "우리가 집권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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