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의 ‘진짜 영웅’ 된 송성문 “마음껏 치라는 주문에 진짜 마음껏 때렸다”[스경X인터뷰]

“‘책임지겠다. 마음껏 때려라’는 (코치님) 말씀에 정말 마음껏 쳤어요.”

14일 고척 롯데-키움전 이후 이날 경기의 ‘영웅’ 키움 송성문(28)이 환하게 웃으며 한 말이다.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송성문(28·키움 히어로즈)가 1회 말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은 롯데를 7-5로 꺾으며 롯데와 3연전을 전부 승리로 장식했다. 최근 4연승으로 2위 NC 다이노스(13승 6패)와의 간격도 1경기차 좁혔다. 반면 최하위 롯데는 6연패에 빠졌다.

선발로 나선 ‘신인’ 손현기가 4이닝 3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준수한 경기를 펼치는 동안 키움 타선이 폭발했다. 최주환이 솔로홈런(시즌 4호)을 쳐내며 팀 공격을 지휘했고,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거들었다.

키움이 전반적으로 경기를 지배한 가운데 초반 흐름을 완전히 끌어온 타자가 바로 송성문이었다.

1회말 이용규의 우전 안타, 그리고 로니 도슨의 좌측 2루타가 이어지며 2사 2·3루. 이형종이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가 이어진 가운데 송성문이 1회부터 승기를 잡는 결정타를 날렸다. 송성문은 우전 적시타를 치며 3-0으로 리드를 더 벌렸다. 5타수 3안타 1타점.

시즌 타율을 0.308로 끌어올린 송성문은 경기 뒤 “이렇게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둔 건 처음인 것 같다”면서 “올 시즌 정말 열심히 운동하며 준비했는데 노력했던 것들이 나오는 것 같아 더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송성문(28·키움 히어로즈)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 승리 뒤 취재진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이충진 기자

송성문은 키움 타선의 전반적인 호조에 대한 질문에 오윤 타격 코치 얘기를 꺼냈다.

송성문은 “캠프 때 부터 코치님이 유리한 카운트 때 공격적으로 치는 것을 많이 강조하셨다”면서 “지표를 뽑아줬는데, 저희가 그간 적극성이 너무 떨어지고 타석에서 특히 소극적이라는 것을 숫자로 보여주셨다. ‘더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자’는 취지로 준비를 했던 것이 모두 좋은 결과로 나오는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성문은 “코치님께서 ‘마음껏 때려라, 내가 책임진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게 컸다”면서 “그런 말이 없었다면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공 하나를 더 봐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을텐데, 그런 부분에서 더 편하게 타석에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좌타자인 송성문은 올시즌부터 금지된 시프트도 유리한 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송성문은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면서 “3루수가 유격수 자리로 이동해 있으면 일단 심리적으로 부담이 돼 순간적으로 ‘밀어쳐야 되나’는 생각을 들 때가 있는데, 이제는 그런 잡생각이 사라졌다. 심리적 편안함이 생겼다”고 말했다.

고척 |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