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인적쇄신 ‘깊어지는 고심’… 대통령실 “검증 시간 필요”

곽은산 2024. 4. 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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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등 비서실장 거론 놓고
野 비판 목소리 크자 숙고 돌입
총선 참패 입장 직접 설명 방침
형식·시점 놓고 막판 진통 거듭
이번주 초 방향 정해 공개 예정
野 일각선 ‘거국내각’ 필요 주장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 패배에 따른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등 인적 쇄신을 놓고 14일 고심을 이어 갔다. 당초 이날 신임 비서실장이 발표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거론되는 후보군을 놓고 야당의 비판 목소리가 커져 좀 더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패배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 발표 시점과 방식은 이번 주초 방향을 확정해 공개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 패배 후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등 인적 쇄신을 앞두고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고심을 이어 갔다. 사진은 이날 대통령실 전경. 서상배 선임기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사람을 찾고 검증하는 데 기본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장은 발표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서실장 인선 뒤 이뤄질 대통령실 참모진 일부 교체와 차기 국무총리 인선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비서실장으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장관의 경우 현 정부에서 국토부 장관을 지내 윤 대통령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3선 의원, 도지사 출신으로 정무 감각도 풍부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날 원 전 장관 측 유튜브에 따르면 한 시민이 낙선 인사를 하는 원 전 장관에게 “뉴스를 보니까 곧 중책을 맡게 되겠던데”라고 말하자 원 전 장관은 “그게 더 힘든 일이죠”라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대장동 일타강사’로 활약했던 원 전 장관이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지역구에서 격전을 치러 야당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 때문에 주말을 거치며 대통령실 내에서도 여론 동향을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대두됐다.

여기에 조기에 후임 인선을 발표했다가 검증에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민심이 더 악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실제로 후보군 중에는 이미 국회 인사청문회 같은 검증을 거친 경우도 있지만, 아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인사도 포함돼 인적 쇄신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번 총선 패배 직후 국정 쇄신 의지와 방향을 보여 주는 차원에서 참모진 일괄 사의 표명에 따른 즉각적 인적 쇄신을 보여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원 전 장관 외에 다른 비서실장 후보군으로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등이 거론된다. 후임 총리로는 국민의힘 주호영·권영세 의원과 김 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에 대한 입장과 국정 쇄신 방향을 직접 설명한다는 방침은 굳혔다. 다만 그 형식과 시점을 두고는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국무회의를 통한 입장 발표,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참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하는 담화 형식, 기자회견 등 방식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입장 발표 방식과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건 없다”며 “내일(15일)이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 발표는 인적 개편과 동시에 이뤄지거나 별개로 나올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된다.

원 전 장관, 김 위원장 등이 총리·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는 데 대해 여당 내에서는 “지금 언론에 거론되는 인사들로는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주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 출마했다 낙선한 한 인사는 통화에서 “하마평이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서 이 당은 답이 없구나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총선으로 드러난 민의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 뜻을 받들고 야당과 협의해서 민생 문제, 국가 현안을 해결하라는 게 이번 총선의 민의인데 (하마평에 오른) 인사 면면을 보면 그런 흐름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이 거론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거국내각’ 구성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당선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거국내각 구성을 선언해야 한다”며 이 대표와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뉴스1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원내 제3당의 대표인 나는 언제, 어떤 형식이든 윤 대통령을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며 윤 대통령에게 공식 회동을 제안했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은 뒤 “공개 회동 자리에서 예의를 갖추며 단호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 공개 요청에 대한 용산 대통령실의 답변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곽은산·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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