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장문의 심경글 “윤석열·김건희 내외 위해 매일 새벽 기도…왜 그럴까?”

신평 변호사, ‘나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제하의 장문의 글 남겨
尹대통령에 애잔한 마음 표하며…“한 가지 짚이는 건 尹과 내 아들이 무척 닮아”
“친구를 좋아하고, 선량하며 강한 리더십을 가졌으나…허점 적지 않아”
“내가 단 한 번이라도 尹 이용해 이권에 개입하거나 위세 떨치려고 한 일 없어”
언론보도서 ‘尹 멘토’ 지칭하는 것에 대해 불만 드러내기도
“내가 ‘尹 멘토’ 아니라고 하도 말하니…이제 언론서 ‘尹 멘토로 불렸던 신평’이라 표현”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신평 변호사, 김건희 여사. <디지털타임스 DB, 대통령실 제공>

신평 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소상히 밝히며 "나는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 내외분과의 인연을 소중히 간직한다. 매일 새벽에 두 분을 위해 기도를 드린다"며 "왜 그럴까? 나도 잘 모르겠다"는 내용의 애잔한 심경글을 게재했다.

신평 변호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라는 제하의 장문의 글을 올려 "한 가지 짚이는 것은 윤 대통령과 내 아들이 무척 닮았다. 친구를 좋아하고, 선량하며 강한 리더십을 가졌으나 허점이 적지 않다. 나는 윤 대통령이 잘할 때는 잘해서 좋고, 못할 때는 아픈 마음이 돼 좀 잘하기를 응원하며 지금까지 지내왔다. 나한테 해준 것 없다고 단 한 번도 서운하게 생각한 일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호위무사나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나에 대한 매서운 공격에 나섰다. 나에게 심지어 '대통령을 파는 짓'을 그만두라고 할 때는 내가 분기탱천했다. 나를 사기꾼 취급하는 것"이라며 "내가 단 한 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하거나 위세를 떨치려고 한 일이 없는데도 말이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언론보도에서 자신을 '윤석열 대통령 멘토'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 "내가 윤 대통령의 멘토가 아니라고 하도 말하니, 이제 언론에서는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평'이라는 표현을 쓴다"며 "이 말에 다시 토를 달아야 하나 생각하다가도 틀린 말도 아니고 방송의 한정된 시간을 고려해 그냥 넘어간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그럼에도 윤 대통령 측근의 사람이 이를 이용해 나를 공격할 때는 입맛이 쓰다. 나처럼 윤 대통령에 대해 비판을 많이 한 사람도 드물다"면서 "나는 특히 윤 대통령의 인사정책 실패, 그리고 스스로 정권의 기반이 되는 지지 세력을 허물어가는 행태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해왔다"고 윤 대통령을 옹호하지만 않고 비판해온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차츰 분노가 쌓인 모양이다. 역린을 건드렸다고 할까"라며 "특히 대구 서문시장의 잦은 방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유임 등의 구체적 거시에 대해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여긴 모양"이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신 변호사는 "나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뒀을 때 만나 그가 대통령감이라고 판단을 했고, 그 후 그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며 "그러나 나는 윤 대통령이 취임식에 나를 초청해 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나를 취임식에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초청해줬다. 그것으로 됐다"고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이후 나는 그와의 연락을 끊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조용히 살고 있다"면서 "어떤 이는 내가 한 자리를 못해 문재인 정부에 대들었다고 폄훼하나, 사실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래도 나를 초대 감사원장 후보로 올렸고 또 대법관 후보로 강하게 밀었으나 다른 일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내가 윤 대통령을 만나기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나는 각별한 사이였다"며 "나에 대한 대우로 치면, 윤 정부가 오히려 철저하게 나를 무관심하게 대했다"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또 그는 "그렇게 지내온 사이인 윤 대통령이 이번 총선 참패로 취임 후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며 "나는 일찌감치 총선 참패를 예상하며 이것이 현실화되는 경우 윤 대통령이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쪽 사람들은 이재명이니 조국이니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범죄인들이라고 매도한다.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더 이상 했다가는 또 집중포화를 맞아 초토화된다"면서 "윤 대통령의 편에 선 이래 나는 나에게 아무 소득도 없이 숱한 공격을 받아야 했다. 아내는 공황장애로 쓰러지기도 했다. 그런 나인데 그따위 사정 조금도 고려해 주지 않고 공격해 들어올 것임을 너무나 잘 안다"고 적었다.

신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를 거론하며 "이 대표는 나와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다. 그러나 그는 우리 사회의 약자를 향한 뜨거운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서 "그리고 오랜 신의를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표리부동한 성격의 누구와도 다르다. 정을 줄줄도 알고 인간적인 따뜻함도 가졌다"고 성품을 칭찬했다.

끝으로 그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을 기대하며 "쌍방이 만나면 반드시 공통의 인자들을 뽑아 나라를 위한 건설적인 합의를 이루리라고 낙관한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다. 쌍방이 정치적 상상력을 시급히 발휘해야 할 때"라면서 "다만 윤 대통령이 인사 개편을 통해서도, 어리석고 답답하며 극도의 의심과 편집증적 집착에 사로잡힌 일단의 무리에 사로잡히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글을 끝맺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