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이 ‘김건희 수사’ 뭉개지 말라는 것이 총선 민심
총선이 여당인 국민의힘의 참패로 끝나면서 검찰도 치명상을 입었다. ‘검찰개혁’을 기치로 내건 조국혁신당이 창당 1개월 만에 국회의원 12명을 배출한 것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준다. 정권의 해결사 노릇을 하며 정권과 한 몸처럼 움직여온 검찰의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즉각 소환해 조사하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검찰을 향해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및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신속히 규명할 것을 요구했다. 조 대표 발언은 민심과 일치한다. 여론이 조 대표 발언을 추종하는 게 아니라, 조 대표가 국민의 뜻을 정확히 읽고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 들어 검찰은 독립성과 중립성을 상실했다. 대장동·성남FC·백현동·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2년 넘게 진행하고, 특수부 검사를 대거 동원한 ‘대선 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꾸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과 야당 인사를 무차별 수사하고 있다. 지난 1월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조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에 대한 재수사에도 착수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 재직 당시 불기소 처분한 사건을 총선을 앞두고 다시 꺼내든 것이다.
반면, 검찰은 김 여사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해왔다. 법원은 지난해 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유죄를 선고하면서 주가조작에 김 여사 계좌가 최소 3개 활용되고, 2010년 10월 이후 2차 작전 시기에도 김 여사 계좌가 사용됐다고 인정했다. 검찰은 김 여사 등이 주식 거래로 22억9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의견서까지 법원에 내고도 지금껏 수사를 뭉개고 있다. 온 국민이 목격한 명품백 수수 의혹도 검찰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정권 친위대로 전락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기도 하다. 시간이 많지 않다. 검찰은 김 여사 주변과 대통령실에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김 여사에 대한 엄정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검찰이 김 여사 수사를 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누군가 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땐 수사를 뭉갠 검찰과 정권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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