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닝으로 첫 LG 3연전 장식한 두산··· 1821일 만에 5할 승률 무너진 LG ‘비상’
두산이 잠실 라이벌 LG를 승률 5할 아래로 끌어내리며 2024시즌 첫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지난 시즌 상대전적 5승 11패, LG를 연이틀 잡아내며 시즌 초 다소 주춤했던 분위기에서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
두산은 14일 잠실에서 LG를 9-4로 꺾었다. 선발 김동주가 생애 최다 투구수인 공 99개로 5이닝을 2실점으로 버티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김재환의 휴식으로 선발 좌익수 2번타자로 전진배치된 조수행이 특유의 빠른발로 LG 수비를 헤집었다. 3회말 내야안타, 7회말 번트 안타로 출루했고 2차례 모두 홈까지 밟았다. 전날 2루타 2개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던 주장 양석환이 0-2로 밀리던 2회말 따라가는 1점 홈런을 때렸다. 포수 양의지는 경기 내내 좀처럼 영점이 잡히지 않던 김동주의 공을 연신 받아내면서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다.
LG는 ‘디펜딩 챔피언’ 답지 않은 플레이로 자멸했다. 기록으로 남은 실책만 4개에, 투·포수간 호흡도 평소 같지 않았다. 2-2 동점이던 3회말, 조수행과 양의지의 연속안타에 이어 LG 선발 손주영의 폭투로 무사 2·3루가 됐다. 양석환의 볼넷에 이어 박준영의 희생플라이로 경기가 뒤집혔고, 포수 박동원이 공을 빠뜨리면서 추가점을 내줬다. 이어 3루수 문보경이 재차 실책을 저지르며 주지 않아야 할 점수를 다시 내줬다.
7회말 2실점도 실책이 화근이 됐다. 정수빈과 조수행의 연속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2루 상황에서 LG 투수 이우찬의 2루 견제가 뒤로 빠지면서 주자 2명 모두 한 칸씩 전진했다. 여기에 양의지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2점을 더 내줬다. 직전 이닝 2득점하며 1점 차로 따라붙었다가 허무하게 곧장 2점을 허용했다. LG의 추격전도 그것으로 힘을 잃었다.
공격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두산보다 2개 더 많은 13안타를 때리고도 5득점에 그쳤다. 3회말 포일 때 어깨 부위에 공을 맞고 교체 아웃된 박동원의 공백이 아쉬웠다. 박동원은 블로킹 자세를 취했지만, 손주영은 높은 쪽 빠른공을 던졌고 공은 박동원의 미트를 스치며 어깨를 때렸다. 배터리간 사인 미스로 인한 사고였다.
이날 패배로 LG는 9승 1무 10패를 기록하며 승률 5할선까지 무너졌다. LG가 승률 .500 아래로 내려간 건 1821일 만이다. 5년 전인 2019년 4월19일을 마지막으로 LG는 단 하루도 승률 .500을 놓치지 않았다. 주중 KIA 3연전 피스윕에 이어 주말 두산 시리즈까지 내주며 타격이 크다.
두산은 주중 한화에 이어 LG 시리즈까지 잡아내며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잡았다. 절대 열세였던 LG를 시즌 시작부터 잡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지난 시즌 두산은 LG를 상대로 16경기 동안 5승에 그쳤다. 3연전 위닝 시리즈는 단 한 차례에 그쳤다. 경기 전부터 이승엽 두산 감독은 “LG하고 첫 3연전인데 어떻게든 위닝 시리즈를 하려고 한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4승 2패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9승 11패로 아직 승률 5할 아래지만 치고 올라갈 힘을 확인했다. 극심한 슬럼프에 허덕이던 양석환이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휴식 차 선발에서 빠졌다가 8회말 대타로 들어간 김재환도 큼지막한 2루타를 때리며 여전한 타격감을 과시했다. 승장 이승엽 감독은 “15개의 아웃카운트를 뚝심있게 책임지며 첫 승을 따냈다”고 선발 김동주를 칭찬했다. 공수에서 맹활약한 양의지를 향해서도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끈 데다 타선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했다. 고생 많았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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