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참모진’ 하마평 속 긴 고심…윤 대통령 진정성 시험대

장나래 기자 2024. 4. 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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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참패 직후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참모 등의 인적 쇄신을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이 여론 동향 등을 살피면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총선 다음날인 지난 11일 한덕수 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 등 실장·수석급 참모진이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며 즉각 인적 개편이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검증 작업 등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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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의료 개혁과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4·10 총선 참패 직후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참모 등의 인적 쇄신을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이 여론 동향 등을 살피면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윤 대통령에게 소통 강화, 야당과의 협치, 당정 관계 재정립, 국정기조 전환 등의 요구가 쏟아지는 가운데, 인적 개편은 윤 대통령 변화의 진정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4일 한겨레에 “중요 인선에는 물리적으로 최소한의 검증 시간이 필요하다”며 “(검증 작업 등이) 늦어진다면 이번주도 (인선 발표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경우, 윤 대통령은 그동안 김대기 전 비서실장, 이관섭 현 비서실장 등 관료 출신을 기용해왔으나 총선 참패 이후에는 정무적 감각이 있는 정치인 출신에 무게를 두고 후임을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명되는 비서실장 후보군은 이번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패배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패한 정진석 의원(5선),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다. 원 전 장관의 경우, 총선에서 “돌덩이를 치우겠다”며 이재명 대표와 날카롭게 각을 세운 점이 ‘협치 모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여권 내부에서 제기된다. 총선에 불출마한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도 검토됐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장 의원은 정무감각이 뛰어나 지금 시기에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가는 게 좋다는 권유가 있었으나 본인이 강력하게 고사하고 있다”고 했다.

새 국무총리에도 이번 총선에서 5선·6선 고지에 각각 오른 권영세·주호영 의원과 김병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박주선 전 의원 등 정치인 출신 이름이 오르내린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총리 후보로도 거명된다. 총리는 국회 과반의 찬성이 필수적인 만큼, 야당과 소통이 가능한 현직 의원이나 통합형 인사를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다음날인 지난 11일 한덕수 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 등 실장·수석급 참모진이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며 즉각 인적 개편이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검증 작업 등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둘러 후임 인선을 발표했다가 문제가 드러날 경우 야당의 집중 공세가 쏟아지며 민심이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어 검증과 여론 동향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야당은 윤 대통령이 내놓을 인선을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거명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야당은 대통령실을 향해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을 내어 “이런 식의 인사가 단행된다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 대한 ‘돌려막기 인사’, ‘측근 인사’, ‘보은 인사’이며, 총선 결과를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는 불통의 폭주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인선 발표와 맞물려 총선 참패에 대한 입장과 국정 쇄신 방향을 직접 밝힌다는 계획이지만, 시기와 형식·내용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참모들만 배석한 가운데 발표하는 기존 대국민 담화 형식, 국무회의를 계기로 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등 여러 방안을 열어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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