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르는 유가·환율, ‘상저하고’ 엉터리 전망 되풀이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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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경제 호전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연초 배럴당 70달러대에 머물던 국제유가는 90달러를 넘어섰고, 1290원을 밑돌던 원-달러 환율은 1375원으로 올라섰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3월 중순 85달러를 넘기더니 지금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뜻을 강하게 내비치면서 달러 강세가 재현되자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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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경제 호전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연초 배럴당 70달러대에 머물던 국제유가는 90달러를 넘어섰고, 1290원을 밑돌던 원-달러 환율은 1375원으로 올라섰다. 둘 다 물가 안정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존 전망과 얼마나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때다. 정부 경제팀이 지난해 내내 경기의 ‘상저하고’(상반기에는 경기가 나쁘지만,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를 주장하며 사태를 방관하다가 대응에 완전히 실패했던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3월 중순 85달러를 넘기더니 지금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유국들이 감산으로 가격을 떠받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겹쳐 향후 유가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뜻을 강하게 내비치면서 달러 강세가 재현되자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둘 다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뒤로 늦추게 하는 변수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2.1%로 전망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반기 2.9%(전년 동기 대비)에서 하반기 2.3%로 떨어질 것이라고 지난 2월 내다봤다. 1분기 물가 상승률은 3.0%였는데, 4월 초의 흐름으로 봐선 좀체 낮춰질 것 같지 않다. 수출 호전에 힘입어 기업 경기전망지수는 조금 나아지고 있지만, 소비자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내수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좋지 않은 상황이 전개된 뒤에 애초 전망이 틀린 이유를 변명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대응해선 곤란하다.
경제 정책은 해결이 시급한 문제부터 대응해가면서, 중장기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정부는 눈앞의 현실은 무시하고 이념적인 경제 운용에만 매달렸다. 경기는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면서 공격적인 감세 정책을 폈다. 세수가 급감하자 정부 지출을 크게 줄였다. 경기 후퇴의 골이 깊어졌고 정부는 방관했다. 그런 실패에도 아랑곳없이 올해 예산 편성에서 정부 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을 밑도는 2.8%로 억제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고물가, 고금리, 실질소득 감소로 고통받는 이들을 더욱 절망에 빠뜨릴 것이다. 정부·여당은 4·10 총선에서 표출된 싸늘한 민심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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