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금오름서 돌탑 쌓지마세요, 맹꽁이들 말라 죽어요

고경주 기자 2024. 4.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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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금오름(금악) 분화구에 탐방객들이 쌓아놓은 '돌탑'을 모두 허물었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분화구에 형성된 습지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탐방객들이 쌓아놓은 돌탑을 허물었다고 14일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조사에서 이곳(금오름)에 서식하는 맹꽁이 330여마리와 10만여개의 맹꽁이 알이 확인되기도 했다"며 "탐방객들이 금오름 정상 분화구의 습지 주변에 무심코 쌓은 돌탑으로 양서류의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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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이달 초 금오름 돌탑 치워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정상 분화구에 관광객들이 쌓아둔 돌탑들. 제주도 제공

제주도가 금오름(금악) 분화구에 탐방객들이 쌓아놓은 ‘돌탑’을 모두 허물었다. 탐방객들이 돌탑을 쌓으려고 돌멩이를 이리저리 옮기면서 햇볕을 피하지 못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분화구에 형성된 습지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탐방객들이 쌓아놓은 돌탑을 허물었다고 14일 밝혔다.

제주 서부지역의 대표적인 오름인 금오름은 정상에 오르면 주변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뮤직비디오와 예능 프로그램 등에 금오름이 등장하면서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탐방객들은 ‘금악담’이라고 불리는 금오름 분화구 습지 주변에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

맹꽁이.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 갈무리

문제는 탐방객들이 돌탑을 쌓으려고 돌멩이를 옮기면서 맹꽁이 등 양서류의 서식지가 훼손될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다. 맹꽁이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유기물이 풍부한 금오름에는 맹꽁이, 제주도롱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살고 있다. 피부로 호흡하는 양서류는 그늘막이 없으면 피부가 말라 제대로 호흡할 수 없다. 금오름 분화구에는 나무와 수풀이 거의 없다. 사실상 돌멩이가 양서류의 유일한 그늘막인데 탐방객들이 돌탑을 쌓으려고 돌멩이를 옮기면서 그늘막이 없어진 것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4월 이런 상황을 알리며 제주도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당시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내어 “최근 몇 년 사이 금오름이 각종 매체에 소개되고, 사진 명소로 주목받으면서 탐방객 증가에 따른 오름 훼손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조사에서 이곳(금오름)에 서식하는 맹꽁이 330여마리와 10만여개의 맹꽁이 알이 확인되기도 했다”며 “탐방객들이 금오름 정상 분화구의 습지 주변에 무심코 쌓은 돌탑으로 양서류의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제주도는 돌탑을 허물고 안내판을 설치했지만, 탐방객들은 돌탑을 계속 쌓아놓았다.

관광객들이 쌓은 돌탑을 모두 허무는 등 정비를 마친 제주 한림읍 금오름 정상. 제주도 제공

결국 제주도는 이번달 초 또다시 돌탑을 허물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탐방객이 이어지는 만큼 정기적인 점검을 하고, (돌탑을 쌓지 말라는) 안내판 추가 정비도 이번달 안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광객들에게도 “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해 환경에 위해가 될 수 있는 돌탑 쌓기 등은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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