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모두 美와 공격수위 조율 전면전 치달을 가능성은 낮아"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4. 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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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이란과 주변의 중동 국가들 모두 역내에서의 확전을 원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이스라엘을 만류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이란과 대규모 전면전을 펼치기는 어렵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이 14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제5차 중동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센터장은 이란의 공격이 사전에 미국과 어느 정도 조율됐고, 미국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계획 등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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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향 아산정책硏 중동센터장
보복공격 언급한 네타냐후
국내 정치용 형식적 발언
이란은 경제제재로 무기노후

◆ 중동 확전 위기 ◆

"미국, 유럽, 이란과 주변의 중동 국가들 모두 역내에서의 확전을 원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이스라엘을 만류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이란과 대규모 전면전을 펼치기는 어렵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이 14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제5차 중동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센터장은 이란의 공격이 사전에 미국과 어느 정도 조율됐고, 미국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계획 등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현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강경 대응'을 운운하지만, 내부 연정 파트너인 극우 세력들을 의식한 '보여주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만에 하나 이스라엘이 독단적으로 행동할 경우 전 세계에 악영향이 불가피하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이 수출 중심 국가이고 중동 해역에서 미국 중심의 안보 체계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란 공격의 성격을 정의해 달라.

▷이번 이란의 공격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이란영사관 폭격에 대한 제한적인, 사실상 잘 짜인 보복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 사이에 빈번하게 이뤄져 온 해프닝과 같은 전형적인 케이스다. 이들은 종종 서로 타격을 줘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지만, 확전은 대부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중재국인 미국과 공격의 정도와 시점을 물밑 조율하고 미국을 통해 이스라엘에 이를 귀띔한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영사관 공격 이후 미국과 이란이 12일 동안 논의했을 수 있다.

―이란이 다소 소극적인 공격 정도로 보복을 마무리한 이유는.

▷사실 이스라엘의 이란영사관 공격은 이란에도 이스라엘에도 아주 특별한 도발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중동 각국에서 활동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인사를 표적 사살하는 '외과 수술식 작전'을 지난 수십 년간 진행해왔다. 공격당한 건물이 영사관이었다는 점이 문제인데, 이스라엘은 IRGC 군사시설을 공격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이란이 이번에 공격에 나선 것은 친(親)이란 세력과 중동 국가의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란은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오랜 기간 경제 제재를 받아왔고, 석유를 제대로 팔기도 쉽지 않아 국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치르기에는 무기 역시 노후화된 상태여서 확전을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군사적 대응을 거론하고 있다. 확전 가능성은.

▷설령 이스라엘이 이란에 어느 정도 반격하더라도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세를 못하도록 미국과 유럽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가자 전쟁이라는 '두 개의 전쟁'으로도 부담스럽다. 네타냐후 총리의 대응 거론도 국내 청중을 의식한 형식적 발언일 수 있다. 공격을 받은 직후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 자주 충돌하지만, 전쟁 내각에서 국방부 장관이 국익을 생각해 미국과 대응을 조율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이란과 전면전에 나서면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을 비롯한 이란의 대리 세력들이 나설 텐데 이는 이스라엘에 굉장한 위협이다.

―가자 전쟁에 끼칠 영향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의 신뢰가 약화될 수 있다. 당장은 '강력한 총리가 필요하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 힘이 실리겠지만, 예상보다 컸던 이란의 공격 규모를 보며 안전을 위해 미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사태가 한국에 끼칠 파장은.

▷한국은 수출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이나 홍해와 같은 물류 거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 대부분 부정적이라고 보면 된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안보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안보 체계에 편입돼 있다. 지금은 홍해의 예멘 후티 반군을 억지하는 데 역할을 강요받고 있지 않지만, 위협이 확대되면 우리 청해부대가 아덴만 등에서 역할을 압박받을 수 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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