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작별인사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4. 4. 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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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제 뼈를 깎고 제 살을 뚫어 꽃잎을 틔운다고 시인은 노래한다.

한 송이의 꽃이 피기까지는 온 우주의 연쇄적인 힘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공처럼 동그랗게 부풀었던 절정의 벚꽃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럼에도 빛과 꽃과 바람의 기억으로 또 한 계절을 살아낼 힘을 얻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것도 우리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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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에서 화개장터까지

뼈를 깎아 세운 가지와

살을 뚫어 틔운 꽃잎과

입술을 깨물면서까지 터뜨린 향기를

잇고, 붙여서 낸 벚꽃의 십 리 길

이제야 좀 쉬려 했는데

봄은 벌써 다 됐다고

돌아가자고 자꾸 재촉하니

함박눈 같은 눈물만 뚝, 뚝

- 함명춘 '벚꽃눈물'

나무는 제 뼈를 깎고 제 살을 뚫어 꽃잎을 틔운다고 시인은 노래한다. 그렇다. 한 송이의 꽃이 피기까지는 온 우주의 연쇄적인 힘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공처럼 동그랗게 부풀었던 절정의 벚꽃이 바닥에 떨어졌다. 모든 것이 충만해질 때, 실은 그것이 작별 인사였다는 것을 우리는 뒤늦게 안다. 그럼에도 빛과 꽃과 바람의 기억으로 또 한 계절을 살아낼 힘을 얻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것도 우리는 안다. 봄날은 간다.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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