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혹사 논란'→4옵션 센터백 추락…투헬은 포지션 변경도 고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시즌 후반기 위기의 연속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9라운드 홈경가에서 쾰른을 2-0으로 이겼다.
승점 63점으로 2위를 유지했지만, 독일 분데스리가 1위 바이엘 04 레버쿠젠(76점)과 격차는 여전히 크다. 쾰른(22점)은 강등권인 17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민재는 선발에서 제외됐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에릭 다이어를 선발 센터백 수비수로 낙점했다. 다요 우파메카노가 교체선수로 뛴 반면, 김민재는 계속 벤치만 지켜야 했다.
2경기 연속 결장이다. 이제는 3옵션이 아니라 센터백 수비수 4옵션까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현지에선 김민재가 포지션을 변경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주포지션인 센터백 수비가 아닌 오른쪽 풀백으로 옮기려 한다는 소식이다. 수비 강화를 위한 선택지 중 하나인데, 김민재가 현재 바이에른 뮌헨 센터백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는 걸 의미한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쾰른을 맞아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울라이히가 골문을 지켰고 마즈라위, 다이어, 더 리흐트, 키미히가 백4를 구축했다. 수비진 앞 3선에는 게헤이루와 파블로비치가 위치했고 2선에는 텔, 뮐러, 코망이 나섰다. 최전방에는 케인이 자리잡았다.
쾰른도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슈바베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핀크그레페, 샤봇, 후버스, 틸만이 백4를 구축했다. 수비진 앞 3선에는 크리스텐센과 류비치치가 나서고, 2선에는 카인츠, 마이나, 알리두가 자리잡았다. 아다미안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다.
전력이 약한 쾰른은 라인을 내리면서 수비적인 경기에 나섰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를 뚫기 위해 고생했다. 29분 게헤이루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골 기회가 사라졌다. 34분 케인에게 기회가 왔지만, 골대에 맞고 나왔다.
오히려 바이에른 뮌헨 수비가 흔들리고 말았다. 전반 20분 아다미안의 헤더가 빗나갔지만, 더 리흐트와 다이어는 대인 방어에 실패했다. 놓치면서 헤더를 내줬다. 43분 알리두의 헤더도 자유로웠다. 순간적으로 수비수를 놓치면 장면이 계속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득점을 올리며 달아날 기회가 계속 있었다. 전반 43분 마티아스 텔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계속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시작 후 바이에른 뮌헨은 킹슬리 코망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신 자말 무시알라가 투입됐다. 16분에는 더 리흐트와 마즈라위가 빠지고 다요 우파메카노와 알폰소 데이비스가 투입됐다. 김민재보다 우파메카노가 더 먼저 선택을 받았다.
우파메카노는 실수로 허둥지둥됐다. 후방에서 패스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했다. 상대가 볼을 잡아내려 했고 울라이히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위기를 벗어난 바이에른 뮌헨은 추가시간 반대로 쾰른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토마스 뮐러가 볼을 소유한 뒤 골키퍼와 일대일에서 골망을 가르며 경기를 끝냈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 없이 승리를 챙겼다. 김민재보다 먼저 출전한 우파메카노는 실수에도 오히려 투헬 감독의 칭찬을 받았다. 투헬 감독은 "우리가 내준 실점에 우파메카노가 관여되는 경우가 많았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는 우리 선수다. 아스널전에 그가 필요해질 수 있다"라고 투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민재의 입지가 초라해졌다. 시즌 초중반만 해도 바이에른 뮌헨의 붙박이 주전 센터백 수비수였다.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출전 시간이 과도하게 많았다.
하지만 지난 겨울 다이어가 임대로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고, 김민재가 아시안컵 출전 차 빠지게 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김민재의 자리를 다이어가 꿰찼다. 시즌 후반기 선발보다는 교체, 또는 아예 출전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 김민재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최고의 수비수로 군림했다. 나폴리 첫 시즌에 모든 대회 45경기에 나서 2골과 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시즌 초중반까지는 핵심 멤버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다녀온 사이, 토트넘에서 자리를 잃은 다이어가 합류했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에게 흠뻑 빠졌고 결국 김민재 자리는 사라졌다.
최근 김민재의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특히 지난 7일에 있었던 분데스리가 28라운드 하이덴하임전에서는 오랜만에 선발 출전했지만, 상대 선수를 자주 놓치며 2-3 패배의 원흉이 되기도 했다.
지금 김민재의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이번 시즌 내에 눈에 띄는 반전을 만들어내긴 어려워 보인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해 가는 시점에서 투헬 감독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
결국 투헬 감독이 하루빨리 떠나야 반등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투헬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올 시즌이 끝난 후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이라 발표했다. 사실상 경질이다. 이에 바이에른 뮌헨 역시 다음 시즌을 위해 빠르게 새로운 감독을 알아보는 중이다. 김민재는 새 감독 아래서 다시 주전 자리를 되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더 확실한 김민재의 팀 내 입지는 18일 열릴 아스널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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