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도 최저임금 쇼크…손님 못 받아도 보조인턴 '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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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미용실을 찾은 20대 여성 A씨는 예약금을 내야 한다는 미용실의 설명을 듣고 당황했다.
A씨는 "3만5000원짜리 커트를 하는데 예약금만 1만원을 내라고 하더라"며 "미용실 인력이 부족해진 영향인지 손님이 오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 예약금을 걸라는 곳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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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 등 잡무담당 인력 축소
일손 부족탓 예약 어려워져
'노쇼' 막으려 예약금 받기도
서비스 하락에 손님은 불편
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미용실을 찾은 20대 여성 A씨는 예약금을 내야 한다는 미용실의 설명을 듣고 당황했다. A씨는 "3만5000원짜리 커트를 하는데 예약금만 1만원을 내라고 하더라"며 "미용실 인력이 부족해진 영향인지 손님이 오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 예약금을 걸라는 곳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용실에서 보조업무를 담당하는 인턴 직원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14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보조업무를 맡고 있는 인턴을 해고하거나 채용하지 않는 미용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가파르게 상승한 최저임금 영향으로 더 이상 인턴을 고용할 형편이 안 되는 미용실이 그만큼 증가한 것이다.
인턴 혹은 스태프라 불리는 직원들은 미용사를 보조하거나 손님 머리를 감겨주는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용사들이 이런 일들을 직접 하기도 한다. 인턴이 줄어들면서 여러 손님을 동시에 받기 힘들어졌고 일부 미용실에서는 예약금을 걸지 않고는 예약조차 어려워졌다고 한다.
최근 미용실을 이용한 한 고객은 "요즘은 예약 없이 가면 커트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곳이 거의 없다"며 "원하는 미용사로 예약하려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인턴을 줄였다는 미용실들이 감축 원인으로 꼽고 있는 것이 바로 최저임금 인상이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2022년 시간당 9160원에서 이듬해에는 9620원으로 5% 오르며 인건비 상승을 부추겼다.
한 미용실 업주는 "인턴 시급이 1만1000원 정도로 한 달에 240만원가량을 준다"며 "이 돈을 지급하고 보조업무만 맡기기에는 손님을 조금 덜 받더라도 채용하지 않는 편이 수익 측면에서 더 낫다"고 말했다.
한 프랜차이즈 미용실 소속 직원은 "아주 잘나가는 기업형 미용실을 제외하고 상당한 규모의 미용실조차 인턴을 웬만하면 뽑지 않으려는 추세"라며 "방문하는 손님 숫자는 그대로인데 디자이너들이 같은 시간을 할애해 커버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예약이 전보다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가 2023년 하반기 기준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미용 서비스직(예식 포함) 인력 부족 비중은 6.3%에 이른다. 식품 가공·생산직(5.5%), 운전·운송직(5.4%), 제조 단순직(5.2%) 등 전 직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용·예식 서비스직 채용 인원은 7000명으로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00명(28.8%) 감소했고 미충원 인원은 32% 이상 늘었다. 미용 서비스직에서 인력 부족률이 높다는 것은 손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직원 수가 전체 직종 가운데 가장 부족했다는 의미다.
미용실 업주들의 인턴 채용 딜레마는 최근 업계 커뮤니티에서도 화제다. 국내 유명 미용 구인구직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시간에 많아야 2~3번 샴푸하는 일인데 일급 11만원을 주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처럼 미용실들이 인턴 채용에 소극적이고 인턴에 지원하려는 사람도 적어지면서 아예 인턴을 거치지 않고 디자이너가 될 수 있게 가르쳐준다는 업체마저 성행하고 있다. 한 미용사는 "인턴 일을 하지 않는 대신 수강하면 디자이너가 될 수 있게 해준다는 전문학원도 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장 경험 없이 바로 디자이너로 활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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