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개천용 삶,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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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선 롯데장학재단·삼동복지재단 이사장(55)은 올해 초 캄보디아 왕립행정학교를 찾았다.
장 이사장은 저소득 국가 학교 장학사업을 하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게 됐다.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장학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장 이사장은 "어떤 사업이든 현장을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다"며 "경제 여건이 어려운 나라의 학생들을 만나면 내가 더 감사한 마음을 갖고 돌아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까지 맡으며 롯데 복지·장학사업에서 핵심인 2개 재단을 운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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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장손녀로 장학사업
한달에 두번꼴로 해외출장
현장에 필요한 사업 직접 챙겨
조부 일대기 뮤지컬로 기획
늘 독서하던 모습 깊은 감명
청소년에 공부기회 주고싶어
장혜선 롯데장학재단·삼동복지재단 이사장(55)은 올해 초 캄보디아 왕립행정학교를 찾았다. 칠판 지원 사업을 하기 위해 현장에 방문한 것이다.
그곳에서 그는 비단 칠판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벽을 비롯한 학급 시설 상당수가 망가져 있었다. 학생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장 이사장은 저소득 국가 학교 장학사업을 하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게 됐다.
2020년 할아버지인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별세하기 직전까지 15년간 가까운 거리에서 살핀 게 그다. "거기 가봤나"라는 신 회장의 현장경영 철학이 몸에 밴 것은 그때부터인지도 모른다. 지병으로 몸이 약해졌는데도 한 달에 두 번은 해외 출장을 가고 있다. 재단이 지원하는 학교의 실상을 직접 확인하려는 차원에서다.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장학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장 이사장은 "어떤 사업이든 현장을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다"며 "경제 여건이 어려운 나라의 학생들을 만나면 내가 더 감사한 마음을 갖고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 신영자 씨의 맏딸이다.
장 이사장은 지난해 8월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에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재단을 이끌었다. 지난해 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까지 맡으며 롯데 복지·장학사업에서 핵심인 2개 재단을 운영하게 됐다.
롯데는 3개 재단의 올해 사업비를 전년 대비 20억원 증액한 180억원으로 책정하면서 사회 공헌을 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부잣집에서 용이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며 "우리가 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도와줄 순 없지만 공부할 기회만큼은 주고 싶다"고 장학사업의 취지를 밝혔다.
장 이사장은 지금 사회에 부족한 건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좌절하는 상황이 속상하다고 했다. 할아버지의 삶을 조명하는 뮤지컬 '더 리더'(5월 3~5일·국립극장)를 기획한 계기다. '책 읽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더 리더'는 신 명예회장의 인생을 문학적으로 재해석한 낭독 콘서트 형식으로 이뤄진다.
장 이사장은 "할아버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분"이라며 "그의 메시지가 젊은이에게 전달되면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그의 기억 속 신 명예회장은 언제나 책을 읽고 있었다. 그는 "책을 통해 다른 삶을 보고 배우시는 것 같았다"며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손녀로서는 할아버지가 독서하는 모습이 달갑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는 "아프셔서 더 이상 독서가 어렵게 됐을 때도 무언가를 읽는 시늉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지는 듯했다"고 덧붙였다. 장 이사장은 재단의 지원을 받는 학생들에게 책을 읽으라는 조언을 하진 않는다. 신 명예회장도 손녀에게 책을 읽으라는 소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다만,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독서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했다. 이에 재단 또한 도서관 건립 사업에 열심이다. 책 읽을 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먼저라는 철학 때문이다. 장 이사장은 이달 25일에도 인도네시아 도서관 준공식에 참여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내 꿈은 어려운 나라에 가 사람들을 돕는 것이었다"며 "할아버지가 벌어놓으신 돈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 명예회장은 국경을 넘나들며 사업을 펼쳤다. 장 이사장도 기업의 복지사업엔 경계가 없어야 한다고 본다. 다문화가정, 외국인 노동자, 해외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을 폭넓게 전개할 계획이다.
[박창영 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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