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잠잠해진 '손매 듀오', 매디슨이 입 열었다... "우리는 용기가 없었어"
[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제임스 매디슨이 패배의 원인을 진단했다.
토트넘 훗스퍼는 13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3라운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0-4로 졌다. 이로써 토트넘은 18승 6무 8패(승점 60점)로 5위에, 뉴캐슬은 15승 5무 12패(승점 50점)로 6위에 위치하게 됐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손흥민, 티모 베르너, 매디슨, 브레넌 존슨, 로드리고 벤탄쿠르, 이브 비수마, 데스티니 우도지, 미키 판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내보냈다.
뉴캐슬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앤서니 고든, 알렉산더 이삭, 하비 반스, 션 롱스태프, 브루노 기마랑이스, 엘리엇 앤더슨, 제이콥 머피, 에밀 크래프, 파비안 셰어, 댄 번, 마르틴 두브라브카가 나섰다.
토트넘이 포문을 열었다. 전반 6분 우측면에서 브레넌 존슨이 크로스를 올려줬고, 티모 베르너에게 좋은 찬스가 왔으나 베르너의 슈팅은 하늘 위로 떴다. 전반 15분 손흥민이 좌측면에 있던 베르너에게 잘 열어주었으나, 또다시 베르너의 슈팅은 무위에 그쳤다.
찬스를 놓친 토트넘은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데스티니 우도지가 앤서니 고든과의 경합에서 넘어졌고, 고든은 반대쪽에서 침투하던 알렉산더 이삭에게 찔러주었다. 이삭은 그대로 달려가 수비 한 명을 제친 후 득점에 성공했다.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전반 32분 골킥에 이어 페드로 포로가 패스 미스를 범했다. 고든이 이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뉴캐슬의 두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전반전은 뉴캐슬의 2-0 리드로 끝났다.
후반전이 시작돼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후반 5분 공격 지역에서 손흥민이 볼 소유권을 잃었고, 뉴캐슬은 곧바로 전방에서 쇄도하는 이삭을 향해 찔러주었다. 토트넘의 수비 뒷공간을 단숨에 허문 이삭은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3-0까지 벌어졌다.
뉴캐슬의 리드로 경기가 계속됐다. 쐐기골까지 넣었다. 후반 41분 고든의 코너킥을 파비안 셰어가 그대로 헤더로 연결했고, 골망을 갈랐다. 결국 경기는 뉴캐슬의 4-0 승리로 끝났다.
매디슨이 경기가 끝난 뒤 소감을 밝혔다. 그는 'TNT Sports'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나쁜 날이었다. 우리는 첫 번째 골을 내줬고, 이런 곳에서 너무 빨리 두 번째 실점까지 하면 스스로에게 산을 오르게 하는 것과 같다"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이어 매디슨은 "0-0 상황에서 우리에게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볼을 가지고 있을 만큼 용기가 없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안전한 패스와 안전한 방식으로만 플레이했고, 용기가 충분하지 않았다. 보다 도전적인 패스를 시도해야 한다"라며 패배의 원인을 분석했다.
최근 매디슨의 폼이 심상치 않다. 경기를 나올 때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풀럼전서 66분 교체 아웃됐고, 지난달 31일 루턴 타운전에서도 68분만을 소화하고 빠져나갔다. 이어 3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70분 교체 아웃)과 노팅엄 포레스트전(76분 교체 아웃)에서도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
단순히 경기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매디슨은 풀럼전부터 4경기 동안 단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매디슨의 최대 장점인 공간을 노리는 도전적인 패스와 경기 조율 능력, 때로는 직접 골대를 노리는 강력한 슈팅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들이 온데간데없었다. 확실히 폼 저하가 온 것으로 보인다.
매디슨의 부진으로 '손매 듀오' 파트너 손흥민도 침묵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루턴전서 골을 터뜨렸지만, 이는 매디슨이 교체 아웃된 후 경기 막바지 터진 골이었다. 사실상 최근 손매 듀오의 활약이 전무했다고 보아도 된다. 영국 '풋볼 런던'은 뉴캐슬전 손흥민과 매디슨의 평점을 각각 3점과 4점을 부여했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초반 손흥민-매디슨 듀오는 위용을 떨쳤다. 새롭게 합류한 매디슨은 토트넘에 창의성을 불어넣어주었고, 매디슨의 공간 패스는 스프린트에 능한 손흥민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지난 '북런던 더비' 아스널전서 두 골을 합작해내기도 했다.
두 선수의 부진에 토트넘은 4위 수성에 실패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티켓을 따내기 위해 반드시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다음 시즌 UCL 참가 팀이 네 팀이 늘어나 PL 5위까지도 참가 자격이 부여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다. 토트넘은 4위로 시즌을 마쳐 확실하게 UCL 출전 자격을 얻고 싶어한다.
5위에 위치한 토트넘은 남은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일정이 만만치 않다. 돌아오는 28일 35라운드에서 아스널을 상대하고, 다음 달 3일 첼시 원정을 떠나고, 6일에는 리버풀 원정을 떠난다. 11일 번리와의 37라운드를 거쳐 15일에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한다. 향후 5경기에서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세 팀(아스널, 리버풀, 맨시티)을 모두 만나고 최근 기세가 좋은 첼시와도 격돌한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